신태용 감독의 제1과제, 불신 걷어내고 ‘원팀’으로 묶어라

입력 2017-07-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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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이기는 방법 되찾기…확실한 전략 필요
에이스 줄부상 ‘플랜 B’도 세워놓아야


신태용(47)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현장 지휘관으로는 최고 단계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올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거쳐 마침내 A대표팀을 이끄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단꿈에 젖어있을 틈이 없다. ‘독이 든 성배’의 부담은 훨씬 더 무거워졌다.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본선 직행 티켓을 얻으려면 살얼음판 2연전을 통과해야 한다. 신 감독에게 놓인 3대 과제를 짚어봤다.


● 수습

대표팀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대표팀 주변에서 끊임없이 뒷말이 흘러나온다. 그만큼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은 태극전사들을 확실히 장악하지 못했다. 자신이 내걸었던 대표선수 선발원칙을 뒤집었고, 불필요한 언행까지 남발해 공분을 샀다. 선수들은 약속을 깬 감독을 믿지 않았고, 감독 역시 선수들을 ‘내부고발자’로 몰아가며 몹시도 불편한 분위기를 낳았다. 그러면서도 코치들에게 한정된 역할만 부여했다. 융화와 화합이 깨진 팀은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약체들이 즐비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개인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었으나, 난적이 가득한 최종예선은 달랐다.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원팀’으로 묶이지 않았기에 졸전이 반복됐다. 신 감독은 깨진 분위기부터 수습해야 한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 컬러

‘슈틸리케호’에는 명확한 방향이 없었다. 수비도, 화력도 빈약했다. ‘점유율 축구’ 또한 허상에 불과했다. 횡패스, 백패스를 남발하며 점유율은 높였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상대도 무색무취한 한국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치밀하고 확실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금 시점에선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거듭된 졸전과 참사로 잠시 잃어버린 ‘이기는 방법’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확실한 컬러를 입혀 어려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 플랜B

8월 31일 이란전(홈)∼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원정)으로 이어질 남은 최종예선 2경기에선 정상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워졌다. 기성용(28·스완지시티), 손흥민(25·토트넘) 등 에이스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플랜B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경기 중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대비한 임기응변 능력도 키워야 한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상대의 유기적 변화에 전혀 대처하지 못해 비난을 자초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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