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의 미완과제, 이상군 대행이 건넨 힌트

입력 2017-07-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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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태양. 스포츠동아DB

한화 이태양(27)은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의 아픈 손가락중 하나다. 상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그가 거둔 성적은 3승5패 방어율 6.91이다. 5월 한 달간 2승1패 방어율 4.74를 기록해 반등하는가 싶더니, 6월 들어 다시 9점대 방어율을 기록해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결국 그는 6월 25일 날짜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당시 1군을 떠나는 이태양을 불러 직접 과제를 부여했다. 투수출신인 이 감독대행에게 이태양의 문제점은 너무나 명확해 보였다. 이 감독대행은 “와인드업을 하고 공을 던질 것인지, 아니면 세트 포지션을 하고 공을 던질 것인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시 이태양은 주자의 출루와 상관없이 와인드업과 세트 포지션 투구를 섞어 던지는 상태였다.

이태양은 자기 자신의 투구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30일 퓨처스리그 경찰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6.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엔트리 말소 후 열흘이 지났지만 이 감독대행은 여전히 그를 1군으로 부르지 않았다. 아직까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만 계속 반복돼 나올 뿐이었다. 이태양은 부여받은 과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만난 이 감독대행은 이태양의 이야기가 나오자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직접 내린 과제에 대해 이태양이 아직 만족스런 답을 얻지 못했다는 눈치였다. 그러면서 이 감독대행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는 “요즈음 투수들은 구속이 최고인줄 안다. 와인드업을 하면 당연히 구속은 잘 나온다. 다만 체력소모가 크고, 제구도 불안해진다. 세트 포지션은 구속은 줄지만 제구에서는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나는 현역 말미에 세트 포지션에서만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빙그레 시절 ‘컴퓨터 제구’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제구력이 정교한 투수였다. 그가 1986년에 남긴 48.1이닝 연속 무사사구 기록은 야구팬들에게도 유명한 대기록이다. 그런 그가 무심한 듯 한 마디를 던졌다. 이태양은 이 감독대행이 남긴 의미심장한 힌트를 과연 알아챘을까.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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