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광주의 아이돌’! KIA 임기영도 놀란 인기

입력 2017-07-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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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증세로 1군 무대를 떠났던 KIA 임기영이 다시 건강한 몸으로 홈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운드로 돌아갈 날을 오매불망 기다렸던 것은 그 뿐만 아니라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내가 이런 환호를 받을 정도인가, 깜짝 놀랐다.”

KIA 임기영(24)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야구를 한 뒤로 이렇게 큰 환대를 받은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전. KIA 벤치는 7-3으로 앞선 7회초 2사 1루서 고효준 대신 임기영을 호출했다. 챔피언스필드 좌측 외야 뒤편 불펜에서 몸을 풀며 출격을 준비하던 임기영은 신호가 떨어지자 투수교체용 차를 타고 내야의 파울지역까지 왔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서 차에서 내리자 KIA 팬들은 야구장이 떠나갈 듯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마치 아이돌 스타가 무대에 서는 순간, 공연장에 몰려든 팬들의 함성과 아우성 같았다.

임기영으로서도 오랜 만에 서는 마운드였지만, 팬들 역시 눈이 빠지게 기다렸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자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임기영은 실제로 지난달 7일 광주 한화전에서 완봉승을 거뒀지만,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생각도 하지 못한 폐렴증세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결국 입원을 하게 됐고, 당초 조만간 1군 복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복귀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확실하게 몸을 회복한 뒤 1군에 부르겠다는 구단과 김기태 감독의 의중이 작용했다. 그리고 이날 한 달도 넘어 1군 마운드를 밟게 됐다. 이날의 함성은 팬들이 그를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상황에 대해 임기영은 “내가 이런 환호를 받을 정도인가 싶어 놀랐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2012년 한화에 입단해 프로 물을 먹은 지도 7년째지만, 그 전에 들어보지 못했고 겪어보지 못한 팬들의 환대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KIA 팬들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2014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송은범이 한화로 가면서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한 임기영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지난 시즌 말미인 9월에 제대했지만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복귀하게 됐다.

그런데 개막 이후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맹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폐렴증세로 입원하기 전까지 12경기(선발 11경기)에서 7승2패, 방어율 1.82를 기록하며 KIA의 선두 질주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 사이 완봉승도 무려 2차례나 기록했다. KIA 팬들로서는 안아주고 싶고, 업어주고 싶은 복덩이였다. 임기영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그는 ‘광주의 아이돌’이 돼 있었던 것이다.

임기영은 등판하자마자 모창민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승계주자를 홈에 들여보냈지만(비디오판독 오심이 아니었으면 이닝 종료될 상황),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9회 2사 1·2루에서 김윤동에게 마운드를 물려줄 때까지 2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다리를 놓았다. 시즌 방어율은 1.77로 향상됐다.

임기영은 “병원에 있을 때 몇 번이나 퇴원 빨리 시켜달라고 졸랐다. 병원에서 ‘이럴수록 천천히 하라’고 해서 참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동안 휴식도 하고 잘 된 것 같다”면서 “난 체인지업만 되면 되니까 그 부분만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임기영의 쓰임새에 대해 “전반기 마지막 날인 13일 NC전까지는 불펜에서 대기하고, 후반기부터는 순번은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광주의 아이돌’ 임기영의 시대가 시작된 분위기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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