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름 장사 아니다”…화려한 ‘군함도’ 이면 속 류승완의 고백

입력 2017-07-19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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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최고 기대작 ‘군함도’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천만 배우 황정민과 천만 감독 류승완이 뭉치고 충무로의 별들이 함께한 ‘군함도’가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언론 시사회와 더불어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실제 역사적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를 바탕으로 재창조한 ‘팩션’ 영화다.

류 감독은 “우리 영화는 ‘군함도’를 알리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역사를 알리는 것은 우리의 목적 중의 하나지만 첫 번째는 아니다. 순수하게 ‘군함도’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가 나를 자극한 것이다.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은 오히려 영화를 만들면서 생겼다”고 털어놨다.


‘베테랑’으로 1341만 명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군함도’에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이 출연했다. 황정민과 김수안은 악단 이강곡과 딸 소희로 부녀 호흡을 맞췄으며 송중기는 독립군 박무영을 열연했다. 특히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를 연상케하는 남성적이고 강인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류 감독은 “송중기에게 출연을 제안했을 때 ‘태양의 후예’가 공개되기 전이었다. 유시진 대위의 모습은 확인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나에게 그의 최신작은 영화 ‘늑대소년’”이라며 “송중기의 어두운 면을 포착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송중기를 만난 후에는 확신이 더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러 송중기를 멋있게 만들려고 한 건 아니다. 배우 본인이 가진 ‘기품’이 있는 것 같다. 송중기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세계관이 단단한 사람이다. 본인의 매력이 묻어나서 멋있게 느낀 것 아닐까 싶다. 워낙 잘하는 배우가 디렉션을 특별히 준 것은 ‘말을 빨리 해달라’고 한 것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정현은 위안부 희생자 말년을 맡았다. 그는 조선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할의 소지섭과 지옥 같은 곳에서 뜻밖의 멜로를 그렸다.

이정현은 “소지섭 선배는 현장에서 최칠성 그 자체였다. 몰입하기 좋았다”며 “사전에 연기를 맞춰보거나 따로 이야기한 것 없이도 척척 맞았다. 액션을 처음 해봤는데 소지섭 선배가 주의할 점을 많이 알려줬다. 내가 다치지 않게 다시 한 번 확인해주더라. 매너도 정말 좋았다. 같이 연기해서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이정현을 비롯한 화려한 선후배와 함께한 소지섭은 “시나리오 보기 전에 감독님만 보고 결정한 거라 멀티 캐스팅이 된 줄 몰랐다. 해보니 좋더라. 다 같이 힘을 모아서 만드니까 더 힘도 나는 것 같다. 다음에도 멀티 캐스팅도 해보고 단독 주연도 해보고 기회가 되면 다양하게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송혜교와 10월 결혼을 앞둔 송중기는 연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과거 송혜교는 전범기업의 광고를 거절한 바 있다. 송중기는 “혜교 씨가 광고를 거절한 것은 나도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 당시 내 마음에서도 박수를 보냈다. 나 또한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생각이 있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현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송혜교의 과거의 행동을 진심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는 시점, 류승완 감독의 고백이 이어졌다. ‘군함도’에 대한 높은 관심에 부담감을 털어놓는 시간이었다.

류 감독은 “우리 영화가 이렇게 규모가 커지고 관심을 많이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작업을 마치고 개봉을 앞둔 시점에 좋은 일과 나쁜 일도 생기고 관심을 받다 보니 두렵기도 하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역사의 드라마틱한 한 순간을 가지고 마치 여름시장 장사에 내놓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큰 영화가 되어버렸다. 우리 작업이 실제 역사에 누를 끼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제작보고회 때 일본 매체 기자의 질문에 발언만 했는데도 ‘일침을 가했다’고 기사가 났다. 그만큼 우리 영화가 큰 영향을 미쳐서 무섭다.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하는데 세상에 그런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고 싶으면 보는 거고 보기 싫으면 안 보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군함도가 꼭 알아야 하는 역사인 것은 맞다. 우리 영화가 꼴보기 싫다고 군함도의 역사까지 안 좋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군함도’는 7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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