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정우람 딜레마, 등판 기회 자체가 없다

입력 2017-07-2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가 2015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정우람(33)을 4년 총액 84억원을 주고 영입했을 때만 해도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직구의 무브먼트와 서클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지닌 특급불펜 정우람은 한화에 딱 맞는 퍼즐이었다. “계투진의 체력소모를 줄이고,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는다.” 한화가 정우람을 영입하며 그린 그림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진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더욱 그렇다. 26일까지 39경기에서 4승4패 16세이브, 방어율 3.40(39.2이닝 15자책점)의 성적을 거뒀지만, 최근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팀이 7월 16경기에서 3승 13패로 부진한 탓에 이달 6경기에만 등판했는데, 성적은 2패 2세이브, 방어율 5.40(5이닝 3자책점)에 그쳤다.

7월 팀 마운드가 선발방어율 7.36, 불펜방어율 8.39로 무너진 탓에 정우람이 최적의 상황에서 등판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정우람이 등판하기까지 그 과정이 멀고 험하다. 6경기 중 3게임에서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등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몸에 이상은 없다. 경기에 자주 못 나가다 보니 실전 감각이 떨어진 듯하다”며 “구위와 공 회전에는 문제가 없는데, 컨트롤이 잘 안 되는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마운드의 안정 없이는 거액을 들여 데려온 마무리를 활용할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뚜렷한 반전 카드도 없는 상황이라 지금의 패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화가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발요원 알렉시 오간도의 빠른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