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걸그룹 레드벨벳의 첫 번째 단독콘서트 ‘Red Room’(레드룸)이 개최됐다. 데뷔 4년차가 돼서야 첫 단독콘서트를 열게 된 레드벨벳. 이번 콘서트는 그 기다림을 만족감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 무대가 됐다.
레드벨벳의 콘서트는 예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집에서 예리의 눈에만 보이는 레드벨벳 멤버들의 모습으로 시작, 이윽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예리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인형의 집을 연상시키는 무대 연출로 첫 무대 ‘레드 드레스’(Red Dress)와 ‘해필리 에버 애프터’(Happily Ever After) 무대로 환호성 가득한 콘서트의 막을 올렸다.

이어 레드벨벳의 대표곡 중 하나인 ‘루키’(Rookie)를 통해 콘서트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이 무대에서는 레드벨벳 멤버들이 방송중인 스타라는 콘셉트를 잡아, 노래뿐만 아니라 무대 위 연출까지 신경 써 재미를 더했다. 뒤이어 ‘허프 앤 퍼프’(Huff n Puff) 무대에서는 그간 방송을 통해 볼 수 없던 레드벨벳만의 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콘서트는 레드벨벳이 선보이는 음악의 콘셉트에 충실했다. ‘레디이스 룸’(Lady’s Room)에서는 친구들과 만나기 전 전화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하며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토크 투 미’(Talk To Me)와 ‘돈트 유 웨이트 노 모어’(Don’t U Wait No More)에서는 헤어 살롱을 배경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레드벨벳 멤버들은 이날 “콘서트를 하고 있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다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콘서트가 일본에서 함께 중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번 콘서트는 일본에서도 보이고 있다”고 일본어로 인사를 덧붙였다.
앞선 무대들로 레드벨벳의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줬다면 이어서는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의 연출로 색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바다가 보여’ ‘캠프파이어’(Campfire) ‘주’(Zoo)를 통해서는 레드벨벳의 앨범 속 수록곡 매력을 드러내며 무대를 더욱 가득 채웠다. 뿐만 아니라 메인 무대가 아닌 2층 무대로 올라가 먼 자리에 앉아있는 팬들과 호흡하며 올림픽홀 전체를 열광시켰다.

또 콘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멤버별 퍼포먼스도 잊지 않았다. 가장 먼저 웬디가 ‘마지막 사랑’으로 가창력을 뽐내는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레드벨벳 멤버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낸 ‘비 내추럴’(Be Natural) 무대를 준비했다. 벨벳 콘셉트를 가장 담아낸 ‘오토매틱’(Automatic) 무대로 콘서트의 후반부를 향해 더욱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7월7일’ 무대에선 의자에 앉은 멤버들이 차분한 분위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3일 동안 쉼 없니 달려준 콘서트의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이 아쉽게만 느껴지는 감정이 그대로 곡에 묻어났다.

그렇게 데뷔 4년차가 된 레드벨벳의 첫 단독콘서트의 막이 내렸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레드벨벳을 만들어준 곡인 ‘아이스 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 ‘러시안 룰렛’ ‘빨간 맛’까지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고, 아쉬운 무대를 뒤로 한 채 앵콜곡 ‘행복’ ‘사탕’까지 마무리하며 3일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레드벨벳의 첫 콘서트는 처음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무대와 연출을 선보인 시간이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레드벨벳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면서 다음 콘서트를 기약한 레드벨벳. 다음 콘서트에서는 또 어떤 성장된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올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콘서트는 레드벨벳이 지난 2014년 8월 데뷔한 후 처음 선보이는 단독콘서트인 만큼 당초 예정된 2회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 추가된 3회 공연으로 진행됐다. 3일간 동원한 관객 수는 총 1만1000명이다.
한편 레드벨벳은 오는 8월26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개회되는 ‘a-nation 2017’에 참석해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