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을 즐겨야 홍콩의 매력을 제대로 아는 거죠.”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지사장이 홍콩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핫스팟으로 적극 추천하는 ‘올드타운 센트럴’을 소개하는 대형 안내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0월말 열리는 ‘와인앤다인 페스티벌’ 강추
세련미와 전통 공존하는 센트럴, 홍콩의 꽃”
한 해 150여만의 한국인이 찾는 인기 관광지, 홍콩. 3시간 안팎의 비행시간과 잘 갖추어진 관광인프라, 여행 인기 아이템인 쇼핑과 미식산업이 발달해 꾸준히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리고 하나 더. 역동적으로 일하는 해외관광청 중 하나로 여행업계에서 평가받는 홍콩관광청 한국지사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관광청 지사 상당수가 단편적인 자국 관광 홍보에 그치는데 반해, 홍콩관광청 한국지사는 국내 여행 트렌드 변화를 눈여겨보며 매년 그에 맞춘 새로운 프로모션과 아이템 개발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쇼핑과 미식에 몰려있던 홍콩여행의 테마를 트레킹, 아트마켓, 스포츠 메가 이벤트 등 새로운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해외여행 트렌드세터로 자리잡은 홍콩관광청 권용집 한국지사장을 만났다.
-홍콩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올해 어떤가.
“지난해 한국에서 139만2000명이 홍콩을 찾았는데, 올해는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150만명이 넘을 것 같다. 대략 8∼9% 정도의 성장세다.”
-연간 8∼9% 증가면 꽤 견실한 성장세인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렵다. 홍콩은 국가가 아닌 한 도시여서 150만명이면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는 방문객 숫자보다 체제일수를 늘리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다. 한국사람은 홍콩에서 평균 2.3일 정도 머무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1인당 지출도 낮아 이를 높이는 게 목표다.”
-홍콩하면 쇼핑과 미식, 시티투어를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여행 테마가 무척 다양해졌다.
“그동안 명소와 인기 관광상품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했다면 이제는 리피터(재방문자)에 맞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보는 관광에서 ‘어떻게 즐길까’라는 체험 관광으로 변하는 추세에 맞추고 있다. ‘홍콩사람처럼 누리고 즐기자’는 최근 캠페인도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 여행이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인데, 홍콩에서 이방인이 아닌 현지인처럼 지내는 것이 최고의 경험과 즐거움이라는 의미다.”
-올해만 해도 자연 트레킹이나 여러 해변을 집중 마케팅했다.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맞춘 것인가, 아니면 한국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국가(지역)을 의식한 것인가.
“2017년 한국의 해외여행 시장은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 항공 수요가 막히면서 대안으로 다른 나라, 특히 일본과 동남아로 옮겨갔다. 일본 중소도시나 동남아의 각종 해변까지 관광수요가 몰리면서 아웃바운드 대세가 비치가 되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해 올트타운 센트럴과 함께 홍콩의 다양한 해변을 홍보했다.”
-홍콩에서 트레킹을 즐기고 해변에서 논다는 것이 사실 조금 생소하다.
“홍콩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레저 중 하나가 트레킹이다.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흔히 홍콩하면 무더운 기후를 떠올리는데, 오히려 10월 중순부터 3월까지는 야외활동하기에 딱 좋다. 특히 비치나 트레킹 명소까지 이동이 편하다. 숙소에서 대중교통을 통해 1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홍콩의 지리적 협소함이 오히려 접근성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최근 국제 자전거 대회나 와인앤다인 페스티벌 같은 메가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이번에는 e-스포츠와 케이팝 행사를 열었는데,
“여행지로 홍콩의 취약점은 좁은 땅 때문에 대규모 인프라를 새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면에 홍콩은 변신을 잘한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서 새로운 축제나 콘텐츠를 잘 개발한다. 언급한 그런 행사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미 잘 조성된 수준 높은 서비스와 호텔 등이 어우러져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형성한다.”
-미래의 관광 콘텐츠로 전략적으로 육성하거나 키우고 있는 분야 또는 지역이 있다면.
“예술 분야가 유력하다. 현재 아트 페스티벌과 아트 옥션이 빈번하게 열리고 있다. 또한 홍콩 내에 150여 개의 갤러리가 있다. 미술품을 거래하는데 관세나 부가세가 없고 거래세도 미미하다. 호텔과 같은 인프라가 뛰어난데다 배후에는 중국의 거대자본이 있다. 홍콩이 아시아에서 미술 유통의 새로운 메카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구룡문화지구를 홍콩의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을 개발하고 있다. 약 12만평 규모인데 현재 M+파빌리온이 오픈했고, 2031년에 완성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꼭 가보길 권하는 지역이나 체험하면 좋을 관광콘텐츠를 추천해준다면.
“우선 10월 말 열리는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을 꼭 가보길 권한다. 30개국 400여 개 부스가 열리는데, 와인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홍콩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센트럴이 있다. 세련미와 전통이 공존하는 곳이다. 란콰이퐁과 같은 스타일리시한 공간에서 10도∼20도 안팎으로 여행하기 딱 좋은 10월에 한껏 멋을 내 돌아다니면 좋다. 그 외 스탠리 마켓에서 시푸드와 와인 또는 맥주 한잔을 하거나, 홍콩시청 건물 3층에 있는 맥심 팰리스의 딤섬을 경험하는 것도 추천한다.”
● 권용집
▲한국외국어대 졸업
▲한국관광공사 뉴욕, 시카고, 홍콩 지사장 근무
▲한국관광공사 감사실장 역임
▲현 홍콩관광공사 한국지사장(Regional Director)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