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8월’ 롯데, 역대 최고 ‘라스트 스퍼트’ 가능할까?

입력 2017-08-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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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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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7일 사직 넥센전에서 1점차로 패해 최근 6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손아섭은 4연속 경기 홈런으로 데뷔 첫 ‘20(20홈런)-20(22도루)’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롯데의 8월 성적이다. 롯데는 17승7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이 0.708에 달한다. 이 기간 롯데의 5강 경쟁팀인 넥센 SK LG는 모조리 승률이 5할 아래다. 전반기 7위에 불과했던 롯데가 4위까지 치고 올라간 결정적 동력이다. 롯데는 121경기를 치른 와중에 어느덧 승리(64승)가 패배(55패)보다 9개나 많아졌다. 이제 관건은 8월 말부터 9월까지 이 상승 페이스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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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역대 최고의 8월 고공비행

롯데는 2001년부터 순위표에서 8-8-8-8-5-7-7이라는 소위 ‘비밀번호’를 찍으며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이런 롯데의 중흥은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 이래 이뤄졌다. 로이스터 체제에서 롯데는 2008년 8월 이후에 21승 11패라는 엄청난 승률(0.656)을 찍었다. 그 기간 롯데보다 승률이 좋았던 팀은 SK가 유일했다.

2010시즌까지 재임 3년 동안 로이스터 감독은 적잖은 비판에 시달렸다. 그러나 결국 로이스터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던 근원적 원동력은 막판 뒷심이었다. 더워지는 여름에 롯데는 오히려 치고 올라갔다. 지금은 상식이 됐지만 당시 로이스터의 ‘관리야구’는 KBO리그에 신선한 방식이었다. 2010시즌에도 롯데의 8월 이후 성적은 25승14패에 달했다. 0.641의 승률은 이 기간 전체 1위였다. 우승팀 SK를 능가했다.

그리고 2011시즌 롯데는 수장을 양승호 감독으로 교체했다. 양 감독도 초반 극심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후반 반전에 성공했다. 1982년 창단 이래 롯데에 정규시즌 최고 순위(2위)를 선사했다. 8월 이후의 대반격이 컸다. 이 시기 롯데는 무려 30승(14패)을 챙겼다. 승률은 0.682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1위였다. 당시 1위팀 삼성 이상이었다. 그리고 2017년, 롯데는 2011년 이상의 성적을 넘보고 있다. 그 당시만 못한 객관적 전력으로 해내는 반전인지라 더 강렬하다.

롯데 박세웅-손승락-손아섭-이대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세웅-손승락-손아섭-이대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 역사상 이런 야구는 없었다

암흑기 시절부터 롯데야구를 전부 현장 중계한 KNN라디오 이성득 해설위원은 “롯데가 이렇게 야구를 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지금 롯데 야구는 선발~불펜~타선의 짜임새가 이상적이다. 역전승 전체 1위(38승·후반기 17승)인데서 알 수 있듯 뒷심마저 강력하다. 롯데가 가을야구를 한 적은 많았지만 1992년을 끝으로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것은 어딘가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롯데는 선발 5명이 탄탄하다. 불펜 필승조도 만들어졌다. 타격 사이클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롯데에 강력함이라는 어색했던 수식어가 붙고 있다. 달콤한 승리의 향기를 맡은 부산 팬들이 야구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2012년 이후 5년만에 가을야구가 눈앞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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