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기록한 삶의 궤적’ 오유진의 ‘뷰티플 로망스’

입력 2017-08-30 14: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기록되지 않은 삶은 기억되지 않는다.

삶의 기록은 다양한 형태로 수행된다. 사진으로, 그림으로, 글로, 그리고 음악으로.

아니면 그저 머릿속 한구석의 기억으로.

바이올리스트 오유진은 역시 음악으로 남겼다. 그리고 이 풋풋한 삶의 기록을 한 장의 앨범 안에 박제시켰다. 덕분에 우리는 오유진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시공간 안에서 마음껏 그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앨범의 타이틀은 ‘오유진의 뷰티플 로망스(Beautiful Romance)’.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이 앨범에 대해 “변형되거나 재해석 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풋풋함이 살아있는 감성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앨범은 타이틀에서 떠올릴 수 있듯 낭만주의 음악의 레퍼토리를 가득 머금고 있다. 우선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불가리아 플로브디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유럽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신예 지휘자 이영칠이 지휘봉을 잡았다.

바흐의 샤콘느는 오유진이 15세 때에 연주한 음원이다. 오유진은 스승의 명기 루제리를 빌려 이 명곡을 연주했다. 인생의 깊은 지점을 건드리는 샤콘느를 과연 이 어린 영재가 어떻게 연주했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맨하탄 음대 재학시절 미국 뉴저지의 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이다. 학창시절의 자유분방함과 뉴요커의 기풍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롭다.


오유진은 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특별입학했으며 이후 김남윤과 박상우를 사사했다. 미국 맨하탄 음대 석사과정에 입학한 오유진은 핀커스 주커만의 애제자이자 인디애나 음악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그리고리 칼리노프스키의 지도를 받았다. 미국에 거주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쳤다.

최근 미국에서의 박사학위 취득과 이번 앨범 출시를 계기로 국내에서의 본격적인 솔리스트 활동을 준비 중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