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많이 했지만 이란의 두터운 수비를 뚫기엔 부족했다.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답답한 듯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7/08/31/86112704.2.jpg)
준비는 많이 했지만 이란의 두터운 수비를 뚫기엔 부족했다.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답답한 듯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꿈꾸는 한국축구의 여정은 고달프기만 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홈 9차전을 아쉬운 0-0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상암벌 역대 9위(6만3124명)의 만원관중이 몰린 주목도 높은 경기. 부담이 컸다. 중국-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승점 3이 절실했다.
9월 5일(한국시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치러질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0차전이기 때문이다.
앞선 8경기에서 승점 13으로 조 2위를 지킨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맹추격을 당하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이 이기고, 우리가 패하면 크게 꼬일 수 있었다. 다행히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었다. 중국 원정에서 0-1로 패한 우즈베키스탄이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한국(승점 14)은 2점 앞선 채 타슈켄트 원정에 나서게 됐다. 다만 축구는 ‘지지만 않으면 될’ 경기가 더 어려운 법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카타르를 안방에서 3-1로 격파한 시리아가 3승3무3패(승점 12)로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동률을 이뤄, A조 판도는 훨씬 복잡하게 됐다.
이날 대표팀은 많은 변화를 줬다. 원 톱으로 황희찬(잘츠부르크)을 배치하고 공격 2선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재성(전북현대)∼권창훈(디종)을 투입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빠진 중원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장현수(FC도쿄)에게 맡겼다. ‘뉴 캡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중심에 선 수비진에는 전북 3총사(김진수∼김민재∼최철순)를 포진시켰다.
전반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적극적인 공간 창출로 기회를 노렸다. 3분 김진수의 슛으로 기세를 올렸다. 6분 뒤에는 이란 수비수 푸리라간지의 옐로카드로 분위기를 띄웠다. 전반 18분에는 장현수의 헤딩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확실한 흐름을 잡았다.
그런데 효율적이진 못했다. 볼 점유율은 49대51(%)로 대등했으나 4차례 슛 가운데 유효 슛은 없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란도 슛 5회(유효 1회)를 난사했을 뿐 딱히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같은 시각, 사이타마에서 호주를 2-0으로 꺾고 승점 20을 기록한 일본이 B조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을 밟았다.
후반 들어 힘의 균열이 생겼다. 7분 만에 이란 미드필더 에자톨라히가 공중 볼을 다툰 김민재의 머리를 밟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우리가 유리해졌다. 후반 28분에는 한국 벤치가 첫 번째 교체카드를 썼다. 이재성을 빼고 김신욱(이상 전북)을 투입해 전방을 강화했다. 높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 이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부상 타격이 심한 김민재 대신 김주영(허베이 화샤)을 넣으며 공격옵션 1장을 잃었다.
후반 43분 이동국(전북)이 투입됐다. 직전에 중국이 1-0으로 앞섰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딱 1골이 필요했다. 모두가 함성 데시벨을 높이며 드라마를 간절히 노래했지만 운이 없었다. 4분 주어진 추가시간에도 이란의 골 망은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최근 이란전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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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