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잉카 전통 축제 담는다

입력 2017-09-01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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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잉카 전통 축제 담는다

잉카의 전통 축제 현장이 공개된다.

오는 7일 첫 방송되는 KBS 대기획 UHD 다큐멘터리 ‘순례’(연출 윤찬규, 신재국, 김한석)의 제작진은 2편 ‘신의 눈물’에서 다룬 페루 잉카 전통 축제에 얽힌 제작 비하인드를 담았따.

‘신의 눈물’에서는 페루 안데스 산맥에서 열리는 ‘코이요리티(Qoylluriti)’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5박 6일간 걸어가는 쿠스코 락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별처럼 빛나는 눈이란 뜻의 ‘코이요리티’는 만년설이 자리한 잉카인들의 성소다.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마추픽추’가 고대 잉카의 유적을 찾아가는 길이라면 ‘코이요리티’는 잉카인들의 정신적인 유산을 찾아가는 진정한 순례길이라고 할 수 있다.

잉카인들은 예로부터 세상이 혼탁할 때면 높은 곳에 올랐다. 안데스 만년설의 순결함으로 더러워진 자신과 타락한 세상을 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잉카의 전통은 지금의 ‘코이요리티’ 축제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축제 현장까지 며칠을 걸어가지 않는다. 20여 년 전부터 자동차가 보급되고 도로가 연결되면서 이제 반나절이면 도착하는 연례 행사로 변모했다.

‘순례’ 제작진은 원형 그대로의 잉카 순례길을 담아내기 위해 “예전처럼 걸어갈 수는 없겠냐”고 락치마을 주민들을 설득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상황에서 만약 콜케푼쿠의 만년설이 모두 사라진다면 다시는 이 축제의 진짜 모습을 알리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는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 찬성과 반대로 갈라진 마을의 갈등과 반목을 봉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고대 잉카인들의 방식 그대로 걸어 가봤던 경험을 가진 마을의 원로들과, 전혀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이 함께 한다면 그 과정에서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들이 좀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도 있었다.

결국 제작진의 간절한 설득은 통했고, 그 날부터 락치마을 주민들은 전통 의상이며 각종 음식들, 그리고 긴 순례길을 대비한 텐트와 짐을 나를 나귀들을 준비하느라 전에 없이 바빠졌다.

이런 노력을 통해 원형 그대로 완벽하게 복원된 잉카 전통 축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장관을 선사할 전망이다. 자신의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험난한 산맥과 가파른 계곡을 지나 새하얀 만년설 앞에 선 잉카의 후예들은 이 모든 순례의 과정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벅찬 감동과 신비로운 고양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순례’ 제작진은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고민은 비단 페루인들만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라며 “‘신의 눈물’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전했다.

명품 다큐멘터리의 산실 KBS가 2017년 새롭게 선보이는 ‘순례’는 오는 9월 7일(목) 밤 10시 1편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를 시작으로 8일 2편 ‘신의 눈물’, 14일 3편 ’집으로 가는 길’, 15일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가 KBS 1TV 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제공 : KBS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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