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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거짓 인생을 사는 기묘한 가족 사기단의 행적을 통해 형태를 바꾸는 연쇄 사기 범행의 실체를 추적한다.
● 어느 날 사라진 가족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봄 결혼한 수정 씨(가명)는 시댁에서 마련해 준 15억 상당의 아파트에서 시부모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전국을 돌며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는 살가운 시어머니와 경찰 출신의 시아버지, 사랑하는 남편까지. 하지만 행복할 것 같았던 신혼생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처참히 무너졌다.
“처음부터, 이름도 나이도 다 거짓말이었어요. 돈이 갔죠. 모든 돈이. 1억 5천이라는 돈이….” - 제보자 정수정 (가명)
남편을 포함한 세 명의 가족은 사라졌고, 혼수·예단비를 줄여 수정 씨 부부의 경제적 밑거름을 만들어 주겠다며 시어머니가 관리하던 수정 씨의 통장도 함께 사라졌다. 시부모가 마련한 신혼집은 물론 그들이 타는 차, 휴대폰까지 전부 수정 씨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 사라진 가족은 그 어디에도 그들의 실명이나 얼굴을 남기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나한테 되게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거죠. 그 엄마한테 먼저 내가 마음이 끌렸던 거죠.” - 제보자 정수정 (가명)
남겨진 것은 “김혜현”이라는 시어머니의 가명과, 수배중인 인물들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시어머니가 꽁꽁 잠가 두었던 안방 속에 숨겨진 물건들 뿐.
● 흔적이 말하는 단서
안방에 남겨진 물건들을 살펴보던 중, 수정 씨는 충격적인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름 아닌 수정 씨의 남편 박 씨의 2011년 결혼식 사진이었다. 신부가 찍혀있지 않은 남자의 사진을 토대로 추적한 결과, 수정 씨와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여러 명 존재했다.
“여섯 건인가 일곱 건인가. 많이 돼 있을거에요. 많이 돼 있어.” - 경찰 관계자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남편 박 씨에 대한 이야기보다 시어머니인 김혜현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시어머니 김혜현이 모든 각본을 짜는 사기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어렵게 만난 한 피해자의 어머니는 제작진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 여자(김혜현)가 나쁜 여자고 그 여자가 다 주도를 하는거예요.” - 피해자의 어머니
● 기이한 가족
이미 전국에 사기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졌다는 가족 구성원들. 그 중 김혜현은 아들을 내세운 사기 이전에도 이미 20건이 넘는 사기행각을 벌여온 전문 사기꾼이었다.
“주·조연은 있지만 이 부분 뒤에서 시나리오를 짜고, 그러니까 극본을 적고 실제로 감독을 하는 사람은 엄마가 하는 역할이라는 거죠.” - 사회심리학자 박동현 교수
김혜현은 처음에는 단독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하나 범행에 공범으로 끌어들였고, 아들이 혼인적령기가 되자 아들을 이용해 새로운 방식의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과 마치 가족인 것처럼 함께 도주 중인 또 다른 인물이 이전에 김혜현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기 피해자였다는 것이다. 과연 이 가족의 정체는 뭘까.
‘그것이 알고 싶다’ 측 “거짓 인생을 사는 기묘한 가족 사기단의 행적을 통해 형태를 바꾸는 연쇄 사기 범행의 실체를 추적한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