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둑놈, 도둑님’ 고병완 “성실함으로 연기 훔칠 것”

입력 2017-09-02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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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고병완. 스포츠동아DB

이제 3개월. 하지만 아직 24살이다. 군 복무도 마쳤다.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신인연기자 고병완은 TV 속 자신의 모습이 “손이 오글거릴 정도로 창피하다”고 말한다. 드라마 촬영현장 역시 여전히 어색하다. “살을 부비고 굴러 다녀야 한다”는 다짐을 늘 되뇐다.

그러기 위해 “성실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현재 출연 중인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의 오디션에서도 그는 “호흡이 긴 드라마인 만큼 한결 같은 성실함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펼쳐냈다.

말뿐이 아니다.

178cm의 훤칠함으로 육군 신병교육대 조교로 근무한 그는 21개월의 복무 기간에 100권의 책을 읽었다. 쉽지 않은 독서량이며 성실함이다. 덕분에 지금도 책을 읽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다.

지난 시절의 고민도 그런 성실함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고교 1학년 시절까지 태권도 선수로 매트 위에 나섰던 그는 숱한 부상으로 결국 운동을 포기했다. 부모님의 만류도 컸다.

그리고는 “좋아하는 걸 찾아보자”며 고민했다. 자칫 방황에 빠져들 수도 있었을 사춘기 시절 그런 성숙한 고민을 이어간 그는 운동선수 출신답게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결국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곧장 입시학원에 다녔다.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부모님의 응원도 힘이 됐다. 특히 무용 전공자인 어머니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결국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에 입학했다. 현재 4학년 휴학 중인 그는 ‘도둑놈, 도둑님’에 출연하게 되면서 당당히 프로페셔널의 세계에 들어섰다. 극중 검사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 수사관으로, 검사 김지훈, 선배 수사관 서현 등과 함께 일하는 컴퓨터 천재가 그의 몫이다.

“처음 출연료를 받아 가족에게 선물을 했다. 맛있는 식사도 함께하고. 알바가 아닌 직업으로서 수입을 얻기는 처음이어서 뿌듯했다.”

단지 돈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걸” 하는 단맛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다.

고병완은 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여긴다.

“드라마 속 내 모습을 보면 여전히 뭔가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장에서는 내 실수로 자칫 선배들과 스태프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거기서부터 배우고 있다.”

사실 그의 첫 무대는 지난해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편이었다. 지드래곤의 사주로 유재석을 제거하려는 킬러가 그의 역할이었다. 일명 ‘후드남’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연출자 장항준 감독이 찾던 이미지로 제격이었다는 캐스팅 배경이 있다.

이처럼 이미지와 실력을 두루 갖춘 연기자를 꿈꾸고 있는 고병완은 “배우는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다. “대중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이란 설명이다.

“영화를 보며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게 한 ‘말아톤’의 조승우, 특유의 연기 스타일을 지닌 조정석”을 연기 공부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그는 “두 선배의 연기를 공부하고 탐구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방식이 생겨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병완은 그렇게 다가올 미래를 위해 중국어와 영어 등 외국어도 공부하며 여전히 신인의 성실함을 펼쳐가고 있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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