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남지현 “어른의 성숙한 연애가 가능해졌다”

입력 2017-09-04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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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지현은 아역 출신임을 감안하고 봐도 독특한 유형의 연기자다. 그는 아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다작(多作)으로 과한 이미지 소비도 하지 않았고 성인 연기자로의 발돋움을 위해 무리수를 둔 적도 없다.

그는 매우 자연스럽게 대중의 곁에 스며들듯이 자리를 잡았다. 그 덕에 우리는 과거 ‘선덕여왕’의 어린 덕만이 ‘수상한 파트너’의 은봉희로서 꽤 수위 높은 키스신을 소화하는 것을 어색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다. 이 모든 과정들이 배우 남지현이 그려낸 큰 그림인 줄은 그 누구도 모르지만.



Q. 전작인 ‘수상한 파트너’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과는 비슷하면서도 매우 달랐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나.

A. 이전보다 내가 성숙해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른의 성숙한 연애가 가능한 나이가 됐음을. 이제는 소녀보다는 여자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의도가 통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어렵지만 대중의 반응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는 내 바람대로 이뤄졌다. 감사하다.


Q. 본인의 말대로 ‘수상한 파트너’는 대사나 행동 자체가 그동안 해 온 드라마와는 달리 조금 수위가 세게 느껴졌다. 연기할 때의 어려움은 없었나.

A. 그런 장면들을 찍을 때 분위기도 편안했고 상대역인 지창욱 씨도 편안하게 해줘서 어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런 모습들을 시청자들께 처음 보여드리는 거라서 잘 받아 들여 줄지가 걱정이었다. 내가 하는 연기에 거부감을 느낄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받아들여줬다.


Q. ‘쇼핑왕’ 복실이나 ‘수트너’ 봉희 모두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캔디형 캐릭터다.



A. 맞다. 실제로 그런 캐릭터들이 내게 잘 들어온다. ‘가족끼리 왜 이래’ 서울이도 그랬고 ‘쇼핑왕 루이’ 복실도 부모님을 여의고 남동생도 실종된 상황을 겪었다. 아마도 지금 나의 현재 이미지와 잘 맞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들어오는 것 같다.


Q. 연이은 캔디형 캐릭터를 맡는 것에 대한 고민이나 불만은 없나.

A. 그런 캐릭터들을 현재의 내가 잘 소화할 수 있다면 그걸 맡아서 잘 해내는 것도 나의 일이다. 언젠가 나이가 들어서 이런 캔디형 캐릭터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순간도 있지 않겠나. 다만, 전체적인 틀이 비슷해 보이더라도 그 안의 디테일에 변화를 주고 대중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것이 20대인 나의 목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Q. 본인 스스로도 지금의 자신에게 캔디형 캐릭터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가.

A. 그거 아니다. 다만 내게 많이 들어오는 역할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배우의 일은 선택받는 입장 아닌가. 그리고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어떤 것을 고르고 어떻게 차이를 둘지를 고민하는 것도 포함된다. 어쨌든 그런 캔디형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를 생각했을 때 내가 떠오른다는 것 아닌가. 그게 지금으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훗날 변화를 줘야 한다고 느끼는 시점도 올 것이다. 그 때까지 나와 함께 도전해줄 분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Q. 아역 때부터 생각해 보면 매우 오래 연기를 해 왔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또래와 함께 연기해 본 적이 드물다고?

A. 단막극에서 내 친구로 등장하는 분이 있었을 뿐 또래들과 작품을 해 본 적이 없다. ‘수트너’ 같은 경우도 지창욱 오빠가 위로 여덟 살, 서인국 오빠도 위로 여덟살 차이였다. 실명을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촬영 현장은 아직 없었다. 그래서 캠퍼스물이나 청춘물을 언젠가 해보고 싶다. 또래끼리 만드는 작품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Q.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그만큼 여전히 보여줄 것이 많다는 의미인가.

A. 지금까지 시청자가 본 나의 캐릭터들은 내 안에 있는 모습들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들로 ‘남지현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내 모습 중에도 새로운 것이 많다. 이제 이걸 어떻게 차근차근 보여드릴지를 고민 중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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