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대장 김창수’ 생고생 조진웅X첫 악역 송승헌, 폭발적 연기 시너지(종합)

입력 2017-09-12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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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생’한 조진웅과 ‘생애 첫 악역’을 맡은 송승헌이 ‘대장 김창수’에서 만나 폭발적 연기 시너지를 터트린다.

12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대장 김창수’ 언론시사회에는 이원태 감독을 비롯해 조진웅 송승헌 정만식 정진영이 참석했다.

‘대장 김창수’에서 조진웅은 모두의 대장으로 불리게 된 김창수 역을 맡았고 송승헌은 감옥을 지옥으로 만든 소장 강형식 역을 맡아 첫 악역 연기를 펼친다. 정만식은 감독에 자신만의 세상을 만든 마상구 역을, 정진영은 김창수가 감독에서 만난 스승 고진사로 열연한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조진웅은 "‘김창수’는 안하무인 성격에 다른 사람과 타협을 잘 안 하는, 불굴의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해석하지만 답답하고 말이 안 통하는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은 평소 조진웅의 팬이었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조진웅이 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는 “시나리오를 다 쓰고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조진웅이 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마침 대표가 조진웅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조진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출연을 결정하더라. 그 이후 내가 고생을 엄청 시켰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여기서 중요한 건 고생을 엄청 했다는 거다. 정말 모든 배우에게 다 맞았다”라며 “그런데 찍다보니 후배들이 감독님이 ‘컷’을 했음에도 계속 때리더라. 은근 즐기는 것 같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라 조진웅은 주연으로서 부담감이 컸다. 그는 “가슴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했는데 현실은 천만분의 일도 감당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실화에 비해 우리는 윤택하게 촬영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명량’을 언급하며 “정말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가고 싶을 정도 였다. ‘명량’을 찍을 때 최민식 선배님이 그 사람 발 끝이라도 보고 싶다고 하셨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상황을 재현해내는 배우로서 간절한 바람이다. 상상할 수 없는 것조차 죄스러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송승헌은 “굳이 선과 악을 따지자면 나는 ‘악’ 쪽이다. 조선인이지만 이 나라의 희망이 없음을 알고 조선인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첫 악역 연기에 대해 “이 작품을 결정하고, 어떻게 하면 잘 때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께 리얼하게 잘 때리고 싶다고 하니 진짜 때려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촬영을 할 때 긴장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맞는 입장은 어땠을까. 조진웅은 “잘 때리시더라. 힘도 좋다”라며 “그런데 더 걱정인 것은 송승헌과 한 앵글로 잡히는 거였다. 송승헌은 악역인데도 멋지지 않나.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맞다. (웃음) 잘생긴 얼굴이 악역을 하니 너무 무섭더라. ‘너도 광고는 다 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 역시 송승헌의 악역 연기에 놀랐다고. 그는 “다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다른 자리에 앉혀 놓는게 연출이다. 그게 제일 큰 도전이다. 관객에 입장에서도 전혀 못 봤던 것을 보는 거니까 그게 재미이자 배우의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승헌이 악역을 처음에 어떻게 할 지 궁금했다. 얼굴을 마주 보고 있으면 눈도 맑고 손년이미지 아닌가. 그런데 저 눈에서 악랄함이 나오자 깜짝 놀랐다. 송승헌에게 앞으로 악역만 하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정만식은 “감옥 안에서 또 다른 권력자다. 잘 보면 다들 그냥 밥을 먹고 있는데 나는 산채비빔밥을 먹는다”라며 “하지만 김창수를 만나고 큰 변화를 맞이하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서울말로 설정돼 있던 인물이었는데, 입체감을 주기 위해 평안도 사투리를 써봤다. 더 거칠고 차가운 느낌이 들어서 감독님이 하라고 했다”고 극중 사투리를 구사하는 인물을 선보인 이유를 들었다.

이에 이원태 감독은 “원래 평안도 사투리 아이디어 제안은 정만식이 먼저 했다. 우리가 분단의 현실을 너무 인식하고 있다 보니 그 시대에 평안도 사람도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것”이라며 “하지만 나중에 정만식이 사투리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정진영은 “감옥에서 김창수를 만나 그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마음을 쓰는 인물”이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정진영은 촬영 중 자신의 대사를 줄이자고 요청했다고. 정진영은 “대사라는 것이 필요없을 때가 있다. 내 역할이 설교하는 사람도 아니라 말보다는 느낌으로 전달하면 어떨까 했다. 워낙 대사가 없었지만 다른 식으로 전달하고 싶어서 대사를 줄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은 “촬영 첫 날부터 끝날까지 대사를 줄였다. 매번 촬영마다 대본을 들고와서 대사를 안 하는게 어떤지 물으셨다. 이 시대에 할 말이 많은 캐릭터였지만 처음엔 놀랐다. 이번에 정진영에게 많이 배운 게 짧은 말 안에 많은 것을 담아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꺠달았다. 다음 작품을 쓸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정진영 선배의 눈빛을 보면, 조진웅이라는 사람에게, 김창수라는 아이에게 가슴으로 눈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같다. 배우들이 그런 교감을 갖는게 쉽지 않다. 그 때 제가 많은 것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은 이번 영화로 데뷔를 치른다. MBC ‘신비한 TV서프라이즈’, ‘아름다운 TV얼굴’ 등의 프로그램을 연출한 그는 10년간 영화계에 몸담고 있었다. 그는 “투자사에서 일도 하고 기획도 하고 소설도 쓰고 했는데 감독은 내가 끝까지 쥐고 있떤 카드다. 실패도 많이 했고 시간이 지나 ‘대장 김창수’를 만나게 됐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했다. 알고 해야 재구성을 해도 이 영화를 만든 명문도 생긴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10월 19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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