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김민우, 가을야구 탈락 한화가 웃을 수 있는 이유

입력 2017-09-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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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재영-김민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한화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되면서 LG가 2003~2012년 작성한 10년 연속 가을잔치 탈락과 타이를 이뤘다. 참담함과 암울함을 금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영건 김재영(24)과 김민우(22)이 웃을 일 없는 한화에서 작은 희망이 되고 있다. 김민우는 2015년, 김재영은 2016년 신인 2차지명 1라운드에 지명될 만큼 기대를 모았던 투수들이다. 미래의 희망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가능성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한화 김재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선발 마운드의 새 희망 김재영

김재영은 사이드암 투수지만 홍익대 4학년 때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을 앞세워 대학무대를 평정했다. 그러나 첫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11경기(선발 2경기)에 등판해 11.1이닝 동안 14실점(13자책점)으로 승패 없이 방어율 10.32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역시 기복이 있었다. 5월 13일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올렸지만 8월 23일 수원 kt전까지 15경기(선발 10경기)에서 2승6패, 방어율 6.14를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 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신뢰와 기대를 얻기에 충분하다. 특히 7일 광주 KIA전과 16일 잠실 LG전에서 모두 7이닝 1실점의 빼어난 피칭으로 2연승을 달렸다.

김재영은 17일 잠실 LG전에 앞서 최근 호투의 비결에 대해 “낮게 제구가 잘 되면서 좋은 투구를 하게 된 것 같다”고 스스로를 진단하면서 “이제 던질 때 마음이 좀 편하다. 선발등판하면 벤치에서 기본적으로 최소 5이닝까지는 기회를 주니까 조급해지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재영은 사이드암 투수가 던지기 쉽지 않은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다. 사이드암은 흔히 서클체인지업을 던지기 유리하다고 한다. 그는 이에 대해 “대학 때부터 이상하게 포크볼 컨트롤이 쉬웠다”면서 “최근 서클 체인지업도 연마하고 있다. 아무래도 구종이 다양하면 타자도 계산이 복잡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 김민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절망을 딛고 돌아온 김민우

김민우는 2015년 입단 첫해부터 36경기(70이닝)에 나서며 한화 마운드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 초반 어깨가 망가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무리한 투구훈련으로 인해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으로 재활에 들어갔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손가락에 피가 통하지 않는 혈행장애까지 겹쳤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던 김민우는 기나긴 어둠의 시간을 뚫고 돌아왔다. 지난해 5월 2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무려 502일 만인 9월 15일 넥센전에 복귀했다. 그리고는 4-4로 맞선 7회초 최고구속 147㎞를 찍으며 1.1이닝 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17일 잠실 LG전에서는 0-4로 뒤진 7회말 등판해 0.1이닝 동안 4안타 1볼넷으로 4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대부분은 빗맞은 안타로 불운도 겹쳤다.

그러나 아직은 재활 과정. 성적보다는 그가 다시 공을 던지고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다시 아프면 안 되니까 연투는 피하겠다. 시즌 막판 긴 이닝은 아니더라도 투구수 70개 수준에서 한 번은 선발로 테스트해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민우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투수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는 것 같다”면서 “아프니까 아무 것도 소용없더라.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싶다”며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잠실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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