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두달째…예능·드라마 연쇄 결방

입력 2017-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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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전국언론노조 MBC본부

MBC 노조의 파업이 지난달 4일 돌입한 뒤 두 달 째 장기화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에 이어 22일 2편의 주말드라마가 잇달아 결방을 결정해 파업의 여파가 심화될 전망이다.

MBC는 22일 ‘밥상 차리는 남자’와 ‘도둑놈, 도둑님’을 방송하지 않았다. 21일에는 ‘도둑놈, 도둑님’을 결방하고 ‘밥상 차리는 남자’를 2회 연속 내보내며 파업으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고자 했지만 임시방편으로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드라마의 결방이 주말드라마에서 그치지 않고 월화·수목·일일드라마로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불가피하다. 22일 현재 편성표에 따르면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녀소녀’는 뒤죽박죽으로 편성돼있다. 드라마는 9회가 방송할 차례이지만 7회와 8회의 재방송과 9회가 편성표에 올라와있다. 일일드라마 ‘별별며느리’는 23일부터 26일까지 편성표에 빠져있다.

이미 예능프로그램은 ‘올 스톱’이다. 방송사 간판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비롯해 ‘일밤’의 두 코너인 ‘복면가왕’과 ‘오지의 마법사’ 제작이 중단됐다. 연출자들이 대부분 노조원 소속이어서 정상적인 제작이 불가능한 상태다. 2012년 파업 당시에는 7주간 사측과 노조 측이 대치하며 극적으로 타협에 도달했지만 이번에는 노조원들이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강경한 자세로 대응하고 있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제작진은 물론 아나운서들까지 파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8명의 아나운서와 언론노조는 최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을 2012년 파업 당시 참여했던 일부에 대해 부당하게 인사 조치를 하고 비상식적인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했다. 보도본부까지 상황이 난처해지면서 방송사 전체가 흔들릴 위기다.

MBC 노조 측의 한 관계자는 “김장겸 사장이 퇴진하기 전까지는 물러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상황은 백번 이해하지만 더 나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과정을 지금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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