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토크①] ‘그 여름, 동물원’ 홍경민 “최근 이슈 故 김광석 저작권, 걱정 마세요”

입력 2017-11-01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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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홍경민이 故 김광석의 그룹 ‘동물원’의 노래를 부른다.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한전아트센터 열리는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그룹 ‘동물원’의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각자의 음악인생을 시작하기까지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냈던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이에 30여년이 흐른 현재도 수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혜화동’, ‘널 사랑하겠어’, ‘변해가네’,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등 관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홍경민은 2016년 ‘그 여름, 동물원’을 공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1년 만에 다시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물으니 “했던 걸 다시 했던 적은 처음이다”라며 “그 동안 했던 공연들은 사실 잘 안 됐다”라고 털털하게 말했다.

“익숙한 뮤지컬이기 때문에 작년 공연보다 연습은 편하게 하고 있어요. 노래 스타일도 저랑 잘 맞고요. 안 할 이유는 없었던 것 같아요. 처음 공연 했을 때는 故 김광석 형님과 스타일을 비슷하게 맞춰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관객들에게 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서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 게 정답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홍경민에게도 그룹 ‘동물원’은 좀 특별하다. 자라면서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그 감성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가수가 되면서는 실제 ‘동물원’ 멤버들과 알고 지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여름, 동물원’이 탄생되기 전 뮤지컬 ‘동물원, 수줍던 날의 이야기’(2006)으로 뮤지컬에 데뷔를 하기도 했다. 그 때 ‘동물원’ 멤버였던 박기영 역시 뮤지컬 음악감독으로는 처음 데뷔를 하는 것이었다.

“그 때, 기영이 형님도 ‘동물원’ 음악 가지고 뮤지컬 만들었을 때가 처음이셨죠. 어찌 보면 형님이랑 저랑 뮤지컬 데뷔를 동시에 한 셈이죠. 그래서 제게 ‘동물원’ 음악과 관련 뮤지컬은 남다른 의미에요.”


이에 짓궂은 질문을 해봤다. ‘동물원’을 처음부터 좋아했는지 말이다. 홍경민은 “에이~ 잘 몰랐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동물원’이 방송을 많이 하는 그룹은 아니었다. 저는 TV에 나오는 전영록 선배나 이선희 선배 혹은 소방차 형님들을 주로 알았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전 조금 늦게 알았어요. 1989년도에 청소년 여름 캠프에 갔는데 그 때 처음으로 故 김광석 씨를 본 거예요. 그런데 옆에 있던 누나가 난리가 난 거죠.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너 동물원 몰라?’라며 알려주더라고요. 이후로 형님들 음악을 듣게 됐는데 그 때 이미 김광석 씨는 ‘동물원’을 나간 상태였어요. 그러다 중학교 3학년이 돼서 통기타에 관심 있어 배우게 됐거든요. 그 때는 자연스럽게 기타연주를 할 수 있는 곡이 ‘동물원’ 노래가 대부분이었어요. 난해하지 않고 멜로디도 좋잖아요. 그 때부터 ‘동물원’ 음악을 들으며 자랐죠.”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을 시작하며 새롭게 알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었을까. 홍경민은 “연습 끝나고 형님들과 배우들과 회식을 하며 이야기 했을 때다. 아무래도 작품이 형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니 여러 에피소드를 듣긴 했다”라고 말했다.

“처음 팀 명 지을 때 ‘산울림’의 김창완 형님이 ‘이대생을 위한 발라드’로 하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래야 이화여대학생들한테 표 많이 팔지 않겠냐고.(웃음) 그 때는 노래를 듣는 주 관객 층이 여대생 분들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따라 농담으로 그러신 거였는데, 설마 그렇게 팀 명을 지으려고 하시진 않으셨겠죠?”

그런데 이 뮤지컬이 잠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故 김광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감독 이상호)이 개봉된 후 고인의 딸 서연 양 역시 숨진 사실이 10년 만에 드러나 아내 서해순 씨를 둘러싸고 경찰 조사가 이뤄졌던 가운데 또 다시 故 김광석과 관련된 뮤지컬이 올라가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 이에 서해순 씨에게 저작권이 있는 김광석의 노래를 또 무대 위로 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섞여있었다. 하지만 ‘그 여름, 동물원’에는 서해순 씨에게 저작권이 있는 김광석 작곡 노래들은 쓰지 않고 그룹 ‘동물원’의 순수 곡들로만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홍경민도 “뜻하지 않게 이슈가 생겨서 애매하다”라며 “하지만 공연은 그 쪽과 전혀 무관한 노래로만 사용이 된다. 괜한 오해는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도 연관이 없는 작품이에요. 아무래도 극 내용이 ‘동물원’ 멤버들의 젊은 시절을 다룬 거라 등장하는 첫사랑 ‘그녀’도 현실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홍경민은 ‘그 여름, 동물원’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뮤지컬이라 될 거라 자부했다. 그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시게 되는 분들도 있고, 현재 20대로 살아가며 부딪히는 고민들을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그 지점은 다를지 모르지만 가슴 속에 느끼는 뜨거움의 온도는 같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번 ‘그 여름, 동물원’이 제게 좀 남다른 점이 있다면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친구가 있어요. 초등학교 동창인데, 참 뭐랄까. 작품을 연습하면서 지금도 종종 만나지만 동창들이 그렇게 그립더라고요. 왜 시간이 지나야 그 시절, 그 사람에 대한 소중함이나 그리움을 깨닫는 건지. 아마 제 또래는 그런 부분을 많이 공감하실 것 같고. 젊은 세대들은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과의 갈등 혹은 그 또래만 느낄 수 있는 아련함, 쓸쓸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지털 시대에 산다고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으니까요.”

→베테랑 토크②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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