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정화, 조여정, 천우희 등 고(故) 김주혁과 호흡을 맞춘 동료 연예인들이 그를 추모했다.
먼저 엄정화는 2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리가 가끔 마주쳤을 때 왜 더 반갑게 만나지 못했지. 하지만 늘 나도 그랬어. 모든 순간 더 많이 표현하고 싶고 더 많이 느끼고 싶지만 돌아서면 내 감정이 과잉이었나 추스리는 게 힘들어서 적당히. 반가워도, 즐거워도, 적당히. 왜 그랬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홍반장! 홍반장도 그랬구나. 우리 (김)주혁이. 애교도 많은 주혁이. 술도 못 마시는 주혁이. 얼마 전에 우리 새벽집에서 잠깐 마주쳐 인사하며 서로 드라마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헤어질 때 진짜 한번 안아주고 싶다! 그랬어. 그리고 우리 더블유 행사 당일 2초 정도 인사(했었지). 내가 주혁이에게 ‘드라마 너무 멋있어 주혁아!’ 주혁이는 늘 그렇듯이 ‘아니에요 아니에요’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하는지 아는데”라고 썼다.
엄정화는 “주혁아. 우리가 마주친 곳은 늘 멋진 옷이 있는 곳이었어. 네가 내게 생일 선물로 준 니트도 마르틴 마르지앨라. 평생 입을 옷. 하지만 이제는 입으면서 슬플 옷. 하지만 난 평생 입을 옷 너의 감각, 너의 선하면서 뚱딴지같은 어색함을 가리려고 하는 농담, 몸짓 다 기억해”라며 “누나가 기억할 거야.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 주혁아. 오늘은 너무 눈물이 난다. 예쁜 옷 사서 너에게 인사 갈게. 예전처럼 헛헛. 썰렁하게 웃고 있을 예쁜 너에게 오래 기억할게. 홍반장. 잘 가. 오늘은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잘 가. 하나님 곁에 꼭 함께”라고 고인이 된 김주혁을 애도했다.
엄정화와 故 김주혁은 2003년 영화 ‘싱글즈’에 이어 이듬해인 2004년 개봉된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하 홍반장)에서도 연이어 호흡을 맞춘 각별한 사이다. 특히 김주혁 ‘홍반장’이라는 작품을 통해 ‘홍반장’이라는 별칭을 생겼을 정도로 두 사람의 호흡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9월 종영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호흡을 맞춘 천우희 역시 같은 날 故 김주혁을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천우희는 “선배님. 선배님의 웃음이 참 좋았어요. 항상 멋쩍게 웃으시면서 엉뚱한 농담을 던지시곤 하셨죠. 참 선하고 수줍음 많은 선배님의 노력과 배려를 느낄수 있어서 감사했고 따뜻했습니다. 수줍고 창피하다 하시면서도 어렵고 힘들다 하시면서도 항상 멋진 연기를 보여주셨던 천상 배우 김주혁 선배님. 선배님과 마지막 두 작품을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배우셨어요. 잊지 않을게요. 감사했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적었다. 천우희는 이날 발인식에도 참석해 김주혁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영화 ‘방자전’에서 호흡을 맞춘 조여정도 故 김주혁을 떠올렸다. 조여정은 “양보와 배려. 더없이 선한 눈. 마지막으로 본 현장에서 연기하는 오빠의 모습. 응원차 방문했던 나를 아이처럼 자랑하며 좋아하던 모습. 오빠가 다 펼치지 못한 몫까지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연기해 나갈게요. 고마웠어요. 나의 방자님”이라며 故 김주혁을 추모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호흡을 맞춘 데프콘은 동료이자 친한 동생으로서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잠든 형을 떠나보내고 다시 일터로 나가야 하는 마음이 무겁고도 죄송합니다. 그 어떤 말이나 글자로도 담을 수 없는 우리 형.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 따뜻하고 열정적인 분이셨습니다. 진심으로 애도해주시고 기도해주신 수많은 분에게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형을 가슴에 담고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주혁이 형 절대 잊지 않을게요. 사랑하는 나의 형 부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오래 행복하세요”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 밖에도 홍석천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여러분도 잊지 말아주세요. 좋은 사람”이라며 故 김주혁을 추모했고, 홍은희는 “‘하나는 있겠지’하고 찾았는데, 종일 눈물이 몇번이나 앞을 가립니다. 가슴 한구석 푹 파낸 것처럼 맘이 너무 아파요. 잘가요 오빠. 편히 쉬세요”라며 김주혁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 외에도 많은 스타가 SNS 계정을 통해 못다 한 마음을 전하며 故 김주혁을 추모했다. 또 빈소를 찾거나 발인식에 참석한 스타들도 있었다. 동료들 외에도 관계자들을 비롯해 팬들까지 故 김주혁을 추모하며, 그가 어떤 배우였는지를 새삼 느끼게 했다.
한편 김주혁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향년 45세. 정확한 사인을 위해 부검 중이며, 2일 오전 발인이 진행됐다. 장지는 장지는 충남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