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처럼 싸우겠다” 투쟁심 100% 충전

입력 2017-11-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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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고 투쟁심을 강화한 대표팀이 10일 벌어지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그라운드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수원 ㅣ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신태용의 전사들 승리를 향한 간절함

파주NFC 아닌 수원캠프서 훈련 진행
“상대 보다 한발이라도 더 뛰어라”주문
내부 생존경쟁 스타트…선수들도 비장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은 7개월.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신뢰회복을 위한 테스트 매치에 나선다. 콜롬비아(10일·수원)∼세르비아(14일·울산)로 이어질 A매치 2연전이다. ‘히딩크 파문’으로 비롯된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고, 사라진 팬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 열망

대표팀은 6일 경기도 수원에 훈련캠프를 차렸다.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NFC)이 아닌 곳에서 준비하며 콜롬비아와의 일전을 대비해왔다. 우리에게는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다.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반드시 최상의 결실을 내야 할 매치 업이다.

무엇보다 승리의 기억이 너무 가물가물하다. 올해 A매치에서 우리가 이겨본 것은 3월 상암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홈경기(1-0)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전반 시작하자마자 득점한 뒤 내내 허둥거리다 간신히 승점3을 챙겼다. ‘신태용호’가 출범한 이후에도 이런 패턴은 변하지 않았다. 이란∼우즈베키스탄의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은 전부 0-0으로 비겼고, 10월 유럽원정 2경기도 무기력한 패배만 맛봤다.

신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무조건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친다”고 했다. 실점이 없으면 최소 패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반복된 패턴으로 많은 실점을 해온 우리로선 쉬우면서도 어려운 시나리오다.

10일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갖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적응 훈련을 가졌다. 신태용 감독이 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열정

팬들의 분노가 컸던 것은 단순한 패배 때문이 아니었다. 패배보다 훨씬 아프게 다가왔던 부분이 바로 무기력함이었다.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무작정 이겨달라는 주문을 하지 않는다. 다만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맥 빠진 경기운영으로 홈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상황은 끝내야 한다.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다.

다행히 태극전사들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실력은 뒤질지언정 한국축구의 중심을 잡아준 전통 투혼만큼은 사라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다. 신 감독은 “상대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표팀 스태프 역시 “정신무장부터 단단해야 다음을 내다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선수단에 전달됐다”고 귀띔했다.


● 비장

열망과 열정이 모이면 좋은 결과를 얻고, 당연히 희망을 부풀린다. 월드컵 본선이 코앞이다. 대표팀은 이미‘조직력 극대화’를 선언했다.

선수 풀(Pool)이 앞으로 크게 바뀌기 어려운 구조다.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 기회는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과 내년 1∼2월 이뤄질 2주 간의 해외전지훈련 뿐이다. 내년 3월 A매치 시리즈에 뽑힐 엔트리가 거의 그대로 본선에 간다고 보면 된다. 부상과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 등이 아니면 딱히 변수가 없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치열한 내부경쟁은 불가피하다. 월드컵 초대장은 국가별로 23장이다. 동일 포지션에서 많아야 2명 이상 뽑히기 어렵다. 확실히 앞서지 않으면 곧 대표팀 탈락이다. 이재성(전북현대)은 “이번을 월드컵 본선경기로 생각 하겠다. 공간창출은 물론, 골도 적극 노릴 것”이라고 했다. 아무런 노력도, 특별한 준비도 없이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에 초대받지 못한다. 우리가 대표팀에 원하는 것은 땀과 투쟁심이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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