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로 수지맞은 구단&반등한 선수는?

입력 2017-11-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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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차드래프트가 2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10개 구단은 타 구단의 보호선수 40인에서 제외된 선수 가운데 원석을 찾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 소속이던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kt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진영. 스포츠동아DB

2011년부터 시작된 2차 드래프트는 ‘의외성’으로 눈길을 모으곤 했다. 1군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중고참급 선수들이 2차 드래프트의 주요 자원(대상)으로 거래돼왔기 때문이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유니폼을 갈아입기에 해당 선수 입장에선 결코 유쾌할 리 없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이들에게도 통용된다.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으라는 기대감이 이들을 지명하는 이유인 것이다.

과거 세 차례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깜짝 놀랄 만한 영입은 2015년 kt의 이진영(37) 지명이었다. ‘국민우익수’로 불리던 이진영을 kt가 전체 1순위로 선택했는데, LG가 이진영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진영은 kt에서 자존심과 명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2015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0.256, 출루율 0.351, 39타점에 그쳤던 그는 2016시즌 115경기에서 타율 0.332, 출루율 0.403, 72타점으로 반등했다. 올해는 103경기에서 타율 0.289, 출루율 0.335, 31타점으로 주춤했으나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kt에서 나름의 몫을 해냈다.

NC 이재학. 스포츠동아DB


‘좀처럼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2군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2차 드래프트의 근본 취지에 부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NC 이재학(27)이 대표적이다. 2013년부터 1군에 데뷔할 제9구단 NC의 원활한 선수수급을 돕기 위한 목적도 가미된 2011년 2차 드래프트에서였다. NC는 전체 1순위로 넥센 소속이던 외야수 조평호를 지명한 데 이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던 이재학을 2라운드에서 낚았다.

당시만 해도 이재학은 프로에 데뷔한 2010시즌 1군 16경기(1승1패·방어율 5.01) 등판이 고작인 무명의 투수였다. 2011시즌에는 아예 1군 기록이 전무했다. 이재학은 NC와 함께 2013년 1군으로 돌아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27경기에서 10승5패1세이브, 방어율 2.88을 올리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려갔다. 이제는 어느덧 통산 48승34패1세이브, 방어율 4.24의 중견투수로 자리 잡았다. 이재학 자신도, 그를 지명한 NC도 2차 드래프트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전 롯데 김성배. 스포츠동아DB


그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투수 김성배(36)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한 뒤로 2005년(8승3패2세이브·방어율 3.17)을 제외하곤 존재감이 미미했던 그는 롯데로 옮긴 첫해인 2012년 3승4패2세이브, 방어율 3.21로 환골탈태했다. 2013년에는 마무리를 맡아 2승4패31세이브, 방어율 3.05로 전성기를 누렸다. 2015년까지 4년간 롯데에서 활약한 그는 2016년 두산으로 복귀했다. 지금은 두산에 방출을 요청한 뒤 새 둥지를 찾고 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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