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이 시기에 되돌아봐야하는 이야기”…‘1987’이 전할 울림(종합)

입력 2017-11-22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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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이 시기에 되돌아봐야하는 이야기”…‘1987’이 전할 울림(종합)

영화 ‘변호인’을 통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던 장준환 감독이 ‘1987’을 통해 다시 한 번 또 다른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명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배우들까지. ‘1987’은 2017년의 연말을 뜨거운 감동으로 마무리 짓게 할 수 있을까.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1987’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연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김윤석은 장준환 감독과 재회한 것과 캐릭터에 대해 “무조건 시나리오가 좋았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거기에 한 숟가락을 얹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도 “너무 재밌었다. 과거에 아픈 한 사건이었고, 그것을 무겁지 않게 어떤 과거의 사건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극영화로서의 많은 장점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결정하게 됐다”고 결정 이유를 언급했다.

‘추격자’ ‘황해’에 이어 세 번째로 작품에서 만나게 된 김윤석과 하정우. 이에 대해 하정우는 “세 번째는 같은 편에 서서 뭔가를 해결하고 김윤석의 뒤를 따라가고 싶었다. 근데 또 대결구도처럼 이 영화에서 반재 진영에 서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다음엔 커플로 한 번”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희순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남다른 이유에 대해 “다른 배우들은 시나리오가 좋아서라고 했는데, 나는 작품을 선택할 때 학연과 지연 등을 따진다. 장준환 감독과 첫 단편을 같이 해서 친구가 됐다. 20년 지기 친구인데, 학연과 지연 등의 관계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윤석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시나리오에서 등장인물을 만들어내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느낌을 줘야했다. ‘황해’나 ‘타짜’ 속 캐릭터는 무정부주의자에 가까운 악인이었다면, 이번 영화 속 인물은 실존인물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억누르는 것들을 등에 업고 표현해야했다. 자료 조사를 많이 했다. 이북 출신이 이남으로 와서 일제시대를 거치고, 현재까지의 신념들이 바뀔 수 없는 비하인드를 가지게 된 인물이다.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 같은 인간 중 하나다. 악인이라기 보단 어떻게 저런 인물이 됐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중점을 둔 것에 대해 “영화에서는 많은 분들이 정확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나의 캐릭터는 영화가 그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작을 하다가 그 부분에 있어서 브레이크를 걸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 영화가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보는 분들이 나의 편에 서서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부분들이 생겼다. 기본적인 정의 실현에 대한 부분이다. 영화에 들어가는데 있어서 편하게 들어가게 캐릭터를 유연하게 디자인하는 게 유리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해진 “정말로 평범한 교도관이다. 그래서 감춰진 진실을 알게 돼서 그걸 밝혀야한다는 양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양심이 섰을 때는 칼 같은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옆 집 삼촌 같은 인물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영화가 회색의 느낌이었는데, 끝날 때는 푸른 느낌이었다. 푸른 느낌의 한 인물이 되게끔 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감독님이 힌트를 많이 주셔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유해진과 가족으로 호흡한 부분, 또 대학생 역할을 준비하면서 중점으로 둔 부분에 대해 “가족 같았다. 엄마 역할을 한 선배와 유해진 선배가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의지를 많이 했다. 가족 장면을 몰아서 앞서 찍고, 대학생 장면은 뒤에 찍었다. 가족 분들이 가시고 나서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며 “지금 선배님들이 하신 역할은 실존인물이거나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근데 내 캐릭터는 완벽하게 창조된 인물이어서 걱정이 많았다. 또 중반이 지나서부터 등장을 하는데, 선배님들이 쌓아놓은 에너지를 받아서 그대로 가져가야하니까 다이나믹하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얘기를 할 때 신입생, 진짜 풋풋하고 발랄하고 순수한 그런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을 잘 찾아서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장준환 감독은 메이킹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이번 영화에 대해 “보고 나니까 눈물이 나려고 한다. 여러 가지 감회가 오는 것 같다. 배우들 한 분 한 분이 다들 잘 하시지만, 각자의 개성들이 미묘하고 달랐다. 영화 한 편을 하고 나니까 장편을 7편정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힘들기도 했지만 감독으로서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볼 수 있겠다 싶다. 그 모든 것들이 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힘, 같이 해야 할 이야기에 동참해주신 배우 분들의 고마움이 다시 한 번 느껴져서 굉장히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다시 드는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명배우들의 열연, 배우들의 호흡 역시 관전 포인트. 이에 대해 김윤석은 “릴레이라는 느낌보다는 쇼트트랙 같았다. 계주를 하면 터치하고 빠지는데, 그게 아니라 계속 돌면서 다시 오고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 인물들이 영화 끝날 때까지 안 빠지고 라운드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택시운전사’ 등 최근 시대의 아픔을 말하는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는 가운데, ‘1987’은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장준환 감독은 “광주의 이야기도 잊을 수 없는 슬픈 역사다. 하지만 그래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1987’은 그와 무관하지 않다. ‘1987’년에는 온 국민이 나와서 대통령을 국민이 스스로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낸다. 온 국민이 나와서 독재 권력으로부터 커다란 권리를 쟁취해낸 것이 감동적이었다. 지금 이 시기에 다시 한 번 돌아봐야할 것 같은, 그러나 아무도 얘기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역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용기를 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이번 작품의 개봉 시기에 대해 “이 작품을 준비하고 배우들이 모여서 하자고 했던 시기는 작년 봄이었다. 그래서 장미대선이 결정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순수하게 모였다. 다큐멘터리를 능가하지 못하고, 극영화의 개성을 가지지 못한다면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 이 영화를 개봉할 때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 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오는 12월 27일 개봉 예정.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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