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엑소 콘서트,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게 보내는 답장 (종합)

입력 2017-11-27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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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요계에서 엑소(EXO)의 위상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팬들의 굳건한 지지가 여전함에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가득하니 엑소는 이제 도전자의 입장이 아니라 챔피언의 입장에서 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엑소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네 번째 단독 콘서트 ‘EXO PLANET #4 – The EℓyXiOn –’을 통해 그들이 여전히 정상급 아이돌임을 증명하고 쉽게 왕좌를 내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음악과 퍼포먼스라는 엑소다운 방식으로.

이번 콘서트에서 엑소는 각 멤버들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고립되어 있는 모습을 담은 VCR을 통해 고척돔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후 정규 4집 수록곡 ‘전야’로 모습을 드러낸 후 ‘KoKoBop’, ‘으르렁’ 등의 곡들을 연달아 소화했다. 이런 가운데 백현과 시우민의 댄스 배틀까지 공개하며 관객들을 달궜다.


처음부터 가장 최근 발표된 곡들과 엑소의 대표곡 무대를 공개하면서 이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곡들로 관객들을 열광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후 ‘CALL ME BABY’, ‘Monster’를 공개하고 ‘Ka-CHING!’, ‘Coming Over’, ‘Run This’ 등 일본 발표곡의 한국어버전 무대를 공개했다. 국내에서와 다른 엑소의 음악적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이 같은 엑소의 공연은 무대 장치를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 그야말로 투자와 연출 묘(妙)를 보여주듯 레이저 하나, 조명 하나, 영상 한 편이 유기적으로 엑소의 공연을 떠받쳤다.


이날 엑소의 공연장은 듣는 재미와 함께 보는 쾌감을 더했다. 마치 기술 박람회 시연장인 듯 초대형 메인 전광판, 8분할 스크린으로 구성된 LED 전면 스크린을 통해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빠짐없이 담아냈다. 또한 돌출 무대와 이동카, 서브무대를 활용해 고척돔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팬들과 소통했다.

특히 팬들과의 소통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블루투스 LED 응원봉이었다. 팬들의 손에 쥐어진 이 응원봉은 무대 콘셉트에 맞춰 색이 변하곤 했다. 관객이 손에 든 응원봉마저 콘서트를 위한 장치가 되는 진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하지만 엑소의 공연이 신기술로만 무장한 보여주기 식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멤버 개인 무대를 통해 이들의 매력이 전달된 것은 물론 엑소라는 팀으로 묶여 드러나지 않았던 음악성도 빛을 발했다.


앞서 언급된 시우민과 백현의 댄스 배틀을 시작으로 카이의 ‘I SEE YOU’, 세훈의 ‘GO’, 찬열의 자작랩 ‘손’, 디오&찬열의 ‘For Life’ 등이 공개됐다. 이어 수호의 ‘PLAYBOY’, 첸의 ‘Heaven’ 역시 이들이 엑소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충분한 역량을 가진 인물들임을 보여줬다.

그동안 엑소는 데뷔 이래 꾸준히 후배들의 도전을 받아왔다. 2017년 현재의 엑소도 다시 한 번 후배들의 겁 없는 도전장을 받았고 그 답신을 이번 공연으로 대신했다. 엑소는 지금까지 써내려온 기록만큼 새로운 업적을 쌓기 위한 준비를 마쳤고 한동안은 정상에서 얌전히 내려올 뜻이 없음을 선포(?) 했다.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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