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도 쉴 틈 없는 ‘키다리 아저씨’의 축구 나눔

입력 2017-11-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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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과천시 생활체육 김신욱축구교실 패밀리데이에 참석한 전북현대 3총사 김진수 김신욱 김민재(사진 오른쪽부터)가 어린 학생들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제공 ㅣ 김신욱축구교실

김신욱축구교실 2주년 패밀리데이 개최
전북현대 팀 후배 김진수 김민재도 동참
팬사인회 등 축구 꿈나무와 즐거운 시간


‘키다리 아저씨’ 김신욱(29·전북현대)은 대부분 K리그 구성원들이 휴식에 들어간 연말에도 쉴 틈이 없었다. 금쪽같은 휴식시간을 쪼개 미래의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작지만 알찬 행사를 열었다.

오래 전부터 사회공헌과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 김신욱이 자신의 이름을 따 2014년 11월 설립한 김신욱축구교실(<주>시드·SEED)이 2주년을 기념한 패밀리데이를 26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과천시체육회가 주최하고, 김신욱축구교실·과천시축구협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회원 150여명, 학부모를 포함한 약 450여명 가량이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축구를 통한 가치 창출을 고민하던 김신욱은 2015년 4월 법인을 등록했고, 그해 11월 1일 첫 수업을 열었다. 개인트레이너이자 동갑내기 친구 이창현과 전 울산현대 선수 출신의 양민혁(26) 등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라이선스를 가진 코치 2명과 학생 12명으로 시작한 김신욱축구교실은 2017년 11월 현재 6∼12세 유아·유소년 회원 200여명을 보유한 축구교실로 성장했다.

K리그의 현역 선수가 비영리법인을 꾸려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사례는 김신욱이 유일하다. 사실상 운영비 전부를 전북에서 받는 연봉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날 특별한 게스트도 함께 자리했다.

김신욱과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을 평정하고,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전북의 녹색전사 2명이 행사장을 빛냈다. 왼쪽 풀백 김진수(25)와 중앙수비수 김민재(21)가 또 다른 주인공들이었다.

평소 김신욱과 깊은 친분을 과시해온 둘은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할 축구대표팀의 울산 소집훈련 개시 하루 전이었음에도 흔쾌히 선배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김진수는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유소년 운영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김신욱축구교실이 당시 내가 느낀 유럽형 클럽시스템을 토대로 운영되고 있어 굉장히 놀랐다”는 소감을 전했다.

패밀리데이 프로그램도 알찼다. 식전행사인 팬 사인회 및 신계용 과천시장의 환영사로 막을 올린 행사는 무대와 객석을 즉석으로 연결해 토론하고 대화를 나누는 미니 토크 콘서트∼즉석 볼 리프팅 경연 이벤트∼선물추첨∼기념촬영 등으로 3시간을 꽉 채웠다. “현역 선수로 아이들을 위한 축구교실을 시작한 선배가 자랑스럽다”는 것이 김민재의 이야기다.

비록 개인일정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으나 한국축구 에이스들도 영상메시지를 전달하며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최고 공격수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과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MVP(최우수선수) 수상에 빛나는 이재성(25·전북)이 축전을 보냈다.

김신욱은 “축구만 잘하는 아이들이 아닌, 축구도 잘하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란다. 배려, 소통, 꿈을 키워나가는 공간을 김신욱축구교실이 열어주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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