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직행부터 컴백 1호까지’ 박병호 넥센 복귀의 막전막후

입력 2017-11-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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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의 귀환이다. 박병호가 넥센과 15억원에 2018시즌 연봉계약을 맺고 KBO리그로 전격 컴백했다. 4년 연속(2012∼2015시즌) 홈런·타점왕을 거머쥔 박병호의 합류는 리그 판도를 흔들 정도로 임팩트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스포츠동아DB

4년 연속(2012~2015시즌) KBO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31)가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왔다. 넥센 구단은 27일 “박병호와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2015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ML) 미네소타에 입단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던 박병호의 복귀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ML에서 성공하겠다는 박병호의 의지가 워낙 강했던 터라 더욱 그랬다. 자연스럽게 박병호가 왜 두 시즌만 보내고 친정팀으로 유턴했는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네소타는 KBO리그에서 4년 연속 홈런 1위를 기록한 박병호를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에 5년 최대 1800만달러의 연봉으로 영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순조로웠던 빅리그 입성

박병호는 2015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제도)을 통한 ML 진출을 선언했다. 1285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한 미네소타가 우선협상권을 따냈고, 5년 최대 1800만달러에 계약까지 마쳤다. 박병호는 홈런타자가 필요했던 구단의 기대대로 입단 첫해(2016시즌) 62경기에서 12홈런(24타점)을 몰아치며 장타력을 뽐냈다. 그러나 0.191(215타수 41안타)의 낮은 타율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2016년 6월 29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 원정경기가 박병호의 마지막 ML 게임이었다. 이틀 뒤인 7월 1일 마이너리그(트리플A 로체스터)행을 통보받았고, 이 기간과 맞물려 그의 영입을 주도했던 테리 라이언 전 단장이 해고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 2월 4일에는 투수 맷 벨라일의 영입에 따라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됐다.

기회는 오지 않았다. 2017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19게임 타율 0.353(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OPS가 무려 1.159에 달했다. 폴 몰리토 미네소타 감독도 “박병호가 아주 좋은 스윙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를 마이너리그로 이관했다. 사실상 전력외 분류였다. 시즌 중에도 콜업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왜 KBO리그 복귀 선택했나?

마이너리그에서 올 시즌을 마친 박병호는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남아 훈련했다. 그만큼 ML 무대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팀 내 입지는 생각보다 더 좁았고, 트레이드 등 다른 길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았다. 보장된 금액까지 포기하며 유턴을 선택한 배경이다. 최근 들어 KBO리그 복귀를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최종 결정했다.

그렇다고 넥센 구단이 먼저 나서서 박병호를 데려올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미네소타와 계약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KBO리그 복귀를 결심한 박병호는 미네소타 구단측에 2019시즌까지 보장된 계약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해지를 요청했고, 태드 레빈 단장 등 미네소타 구단 수뇌부도 이를 수용했다. 넥센 구단 국제전략팀과 에이전트사(리코스포츠)도 적극적으로 박병호를 도왔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데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쾌재 부르는 넥센

넥센 구단 입장에선 박병호의 합류가 천군만마와 같다. 2년 연속(2014~2015시즌) 50홈런을 터트리는 등 풀타임을 소화한 4년간 총 173홈런을 몰아친 장타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다. 이 기간 쓸어 담은 타점도 총 492타점으로, 연평균 123타점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가 주축인 넥센에서 박병호의 리더십도 더욱 빛날 것이란 전망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정말 기쁜 일이다. 박병호는 타선의 중심이자 팀의 기둥이다. 기술적인 면은 물론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밝혔고, 고 단장도 “박병호의 복귀가 팀에 어마어마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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