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주현 “소시→홀로서기, 인간미 다 보여줄게요”

입력 2017-11-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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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그룹 소녀시대로 10년 동안 활동한 서현은 ‘서주현’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좋은 환경의 울타리를 스스로 벗어난 두려움도 크지만 “10년간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이제는 혼자 해야 한다는 설렘에 매일이 즐겁다”고 했다. 사진제공|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 SM 둥지 떠나 연기자로 홀로서기 나선 서주현

“SM엔터와 결별 이유? 안주보다 도전 선택
당연히 걱정되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항상 완벽해야 했던 ‘서현’ 벗으니 편해졌죠”


여성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의 ‘진짜 이름’은 서주현(26)이다. 서현은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해 꼬박 10년을 ‘소녀시대 서현’으로 대중과 호흡했다. 그간 크고 작은 굴곡을 겪기도 했지만, ‘SM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기획사의 좋은 배경과 환경 속에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힘으로 부딪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래서 SM엔터테인먼트와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소녀시대’라는 울타리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회사 설립을 계획중인 그는 이제 ‘서주현’이라는 본명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소녀시대 서현으로 10년 동안 살았기에 이제는 ‘서주현’으로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가 어떤 사람이며, 어떠한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알려드리고 싶다.”

지금부터는 연예활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서주현의 몫이다. 이전의 10년과 달리 난관도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당연히 두렵고 걱정”이 많다. 하지만 “좋은 환경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홀로서기를 결정한 만큼 혹여 아쉬운 일이 생길지라도 후회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정답이 없는 결정”이라고 할지라도 “후회는 선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지금의 자신을 더욱 믿고 싶다고 했다.

“분명 ‘소녀시대 서현’과 ‘연기자 서주현’에 대한 주위 시선은 달라질 것이다. 불러주지 않고 일이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힘들지 모르겠지만 힘듦의 정도가 큰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늘어날 것이라 믿는다. 소녀시대 때에도 그랬다.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감을 더 얻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울타리를 벗어난 것이다.”

서주현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무대를 선택했다. “걱정보다 설렘이 크다”고 하지만 10년간 동고동락한 팬을 생각하면 미안함이 앞선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아래에서 응원해주는 가수와 팬의 관계가 아니다. 지방 공연에 같이 가고, 겨울에는 같이 추위에 떨었다. 그저 뜨겁기만 했던 팬을 향한 사랑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깊어졌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 이유다.”

서주현은 “SM의 이수만 선생님, 회사 분들이 모두 응원해주신다. ‘SM 나와서 망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최소한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연기자 서주현. 사진제공|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이 각오로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임했다. 서주현은 “‘저만 잘하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연기자 서주현’으로서의 지난 7개월을 돌이켰다.

“연기는 참 재미있다. 하지만 저만의 재미로 하는 것은 그저 취미일 뿐이다. 드라마는 특히 보는 사람과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완벽하게 대본을 이해함으로써 할 수 있는 ‘진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러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 갈 길은 한참 멀었다.”

진정성 있는 연기를 했을 때 시청자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던 것일까. 서주현은 연기의 가장 큰 짜릿함으로 “제 성격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물론 소녀시대 서현도, 연기자 서주현도 모두 같은 ‘서주현’이지만, 지금의 서주현이 이전보다 자신을 더욱 드러낼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소녀시대 서현은 완벽하고, 예뻐야 하고, 가진 것보다 더 잘 해야 했다. 어디를 가든 흐트러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모두가 기대하는 아이돌의 모습이지 않나. 하지만 저도 불편하고, 주위 사람도 불편해하더라. 연예인은 직업일 뿐인데, TV나 무대 밖에서까지 연예인처럼 지낼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메이크업은 물론 마스크도 쓰지 않는다. 민낯으로 혼자 영화도 봤다. 하하!”

이제 20대 중반이지만 서주현은 벌써 서른 살을 바라보고 있다. “내일 모레면 서른 살”이라며 웃는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다음 날이 기다려져 불안감보다는 설렘이 더 크다.

“10대 때에는 완벽한 20대를 꿈꿨다. 20대 중반을 넘어서고부터는 30대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나의 30대는 조금은 더 여유롭게 살아가는 서주현일 것이다.”

또 서주현이 가장 힐링을 받는 대상이 지금은 반려견이지만 언젠가는 남자친구로 변하지 않을까. 그는 “바라지 않고 줬는데, 무언가를 얻는 감정의 힘이랄까. (이런 느낌을)남자한테 받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라며 웃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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