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진기한이 없다?!…영화 ‘신과함께’ 궁금증 정리

입력 2017-12-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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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에 진기한이 없다니! 말도 안 돼”

동명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20일 개봉 예정인 가운데 원작과 영화 팬들의 궁금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 원작을 소재로 재창작한 영화들이 그러하듯 반응은 극과 극이다. 12일 오후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기 전, 김용화 감독과 배우들이 제작보고회와 토크 콘서트에서 밝힌 내용을 토대로 궁금증을 정리해봤다.



● 주인공 김자홍 급 존재감…진기한 변호사는 어디로?

웹툰 ‘신과함께’는 저승 편, 이승 편, 신화 편 총 세 챕터로 구성됐다. 책으로도 8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1편과 2편을 동시 작업해 먼저 선보이게 된 영화 1편 ‘신과함께-죄와 벌’은 원작 웹툰의 저승 편을 담았다.

웹툰 ‘신과함께’ 저승 편은 크게 두 가지 스토리가 교차 전개된다. 진기한 변호사가 49일에 걸쳐 진행되는 망자 김자홍의 재판에서 변호를 맡는 이야기와 저승 삼차사 강림 해원맥 덕춘이 군대에서 억울하게 사망해 원귀가 된 유성연 병장과 얽히는 이야기다.

‘신과함께’ 영화 제작진은 두 줄기를 하나로 이었다. 김자홍과 유성연의 이야기를 잇는 캐릭터로 진기한이 아닌 ‘저승 삼차사’를 선택한 것. 삼차사는 망자의 호위뿐 아니라 변호까지 맡게 됐다. 진기한은 없어졌다기보다 저승 삼차사에 ‘흡수됐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과감하지만 어쩌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저승 삼차사 중에 강림을 맡은 하정우는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에서는 강림이 진기한의 임무까지도 수행한다. 진행되는 재판에서 자홍의 변호도 맡는다”고 밝혔다. 김용화 감독 또한 “캐릭터들의 감정과 스토리를 한꺼번에 넣기 위해 저승 삼차사와 진기한 변호사의 시점을 합쳐서 2시간 10분 정도로 흡입력 있게 그렸다”고 설명했다.



● 회사원→소방관, 어디서 신파 냄새 안 나요?

원작 웹툰 속 김자홍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의 사인은 과로사. 웹툰 독자들은 평범하디 평범한 김자홍에 자신을 대입하면서 공감하고 반성했다. 이는 웹툰이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영화에서 김자홍은 소방관 캐릭터로, 화재 현장에서 여자아이의 목숨을 구하다 사고사를 당한다.

주인공의 직업이 바뀐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직업은 다르지만 캐릭터의 본질은 같다. 2시간 여 동안 캐릭터의 감정을 잘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필사적인 인물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영화 매체 특성상 필요했던 선택인 것. 김자홍을 연기한 차태현 또한 “원작의 자홍도 매력적이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원작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가 됐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작과 달라진 설정에 대해 원작자 주호민 작가의 생각은 어떠할까. 주호민 작가는 ‘신과함께’ 토크 콘서트에서 “처음에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원작과 다른 부분이 많아서 의아했다. 그런데 김용화 감독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나서 ‘변화의 의도’를 듣고 수긍했다”면서 재창작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주 작가는 “원작 웹툰이 다른 매체로 이식될 때 만드는 분의 판단과 변화를 존중한다. 내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고 해서 ‘이렇게 해줬으면’ 하는 건 없다. 결과물이 안 좋을 때 비난할 뿐”이라고 농담했다가 곧장 “원작자로서 연출자의 의도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CG에 대한 우려도 있다. 웹툰에서는 단순한 그림체로 표현됐지만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수천억 원의 제작비를 들이는 할리우드 작품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해야 하는 부담을 안은 ‘신과함께-죄와 벌’. 주 작가 또한 “비주얼적인 기대가 크다. 나는 그림을 정말 헐렁하게 그렸는데 영화에서는 지옥이 어떻게 묘사될지 궁금하다”고 말한 바 있다. 과연 ‘신과함께-죄와 벌’은 한국 기술의 진일보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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