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in CHINA] 150억도 마다하고 꿈 찾아 떠난 비아스-보아스

입력 2017-1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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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기간 중 고국 포르투갈에서 모터사이클을 즐긴 안드레 비아스-보아스 전 상하이 상강 감독. 사진출처 ㅣ 안드레 비아스 보아스 감독 페이스북

상하이 감독 관두고 모터사이클 도전
‘지옥의 레이스’ 다카르 랠리 완주 목표


안드레 비아스-보아스 전 상하이 상강 감독이 지난 17일 상하이 푸동 공항을 통해 고국인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새벽이었지만 공항은 그를 환송하는 상하이 팬들로 북적였다. 팬들은 그가 나타나자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불렀다. 팀 스카프를 두른 한 소녀 팬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구단에선 꽃다발과 함께 그의 가는 길을 축복했다. 보아스 감독도 화답했다. 그는 “상강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나를 지지했던 모든 중국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작별은 곧 다시 만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상하이를 떠났다.

보아스 감독은 지난 11월3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럽에서 첼시, 토트넘 등을 이끌었던 그는 지난 2016년 상하이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17시즌 팀을 리그 2위, FA컵 준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3위로 이끌었다. 통산전적 46승 27무 9패. 그는 1년 간 상하이 팬들의 무너져가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

숙적 광저우와의 리그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 1패를 기록했고, FA컵에서는 1·2차전 합계 6-2로 크게 꺾었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전술적으로도 달라졌다. 밋밋하던 상하이에 전방 압박과 빠른 템포를 심었다. 헐크와 오스카의 활용법도 터득했다. 상하이는 이번시즌 30경기 72득점으로 리그 최다 득점 팀이 됐다. 에릭슨 때보다 16골이 많아졌다. 보아스의 가르침 속에 5명의 선수가 중국 대표팀에 선발됐다.

하지만 이별은 전부터 예견됐다. 보아스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 때문이다. 그는 서른다섯 살이던 지난 2012년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 감독 생활은 앞으로 5년 뒤에 마무리하고, 이후 평생의 꿈인 ‘다카르 랠리’를 완주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는 마흔 살이 되는 해다.

다카르 랠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 경주대회다. 험난한 코스, 빡빡한 일정 등 최악의 운전조건 탓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린다. 그가 좋아하는 모터바이크 부문 레이스는 준비기간만 최소 1년이 필요하다. 때문에 그는 현업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꿈을 위해 연봉 1370만 달러(150억원)를 포기한 것이다. 그는 내년 1월 비교적 쉬운 픽업트럭 부문에 도전한다.

꿈을 위해 고액의 연봉도 마다한 보아스 감독.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상하이 팬들.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는 이들의 이별은 축구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지원익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jirrard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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