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김주성의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1일 전주 KCC와의 홈경기에 앞서 가진 은퇴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각 구장을 돌며 마지막 추억여행에 나선다. 원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프로농구의 전설 김주성(DB·39)의 이별여행이 시작됐다. 2002∼2003시즌 프로농구 무대에 데뷔한 김주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16시즌을 이어온 전설의 마지막 여정을 빛내기 위해 소속팀 원주 DB는 판을 벌였다. DB는 2018년을 여는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전주 KCC와의 홈경기에 앞서 은퇴 기념식 행사를 가졌다. 홈구장 원주종합체육관 양쪽 코트에는 김주성의 등번호(32번)가 새겨졌으며 DB선수들은 왼쪽 가슴에 32번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이번 기념식을 시작으로 은퇴투어의 막이 올랐다.
경기 전부터 김주성은 분주했다. 중계 방송사를 비롯한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에 응했으며 경기장을 찾아온 지인들과 인사나누기에 바빴다. 그는 “잘하고 있는 후배들이 주목을 받아야 하는데, 괜히 쑥스럽다”며 멋쩍게 웃었다. 사실 김주성은 구단이 준비한 이번 은퇴투어를 조심스러웠다. “연봉계약을 할 때부터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사실 이런 은퇴투어까지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프로야구의 이승엽 선수가 은퇴투어를 하는 것을 봤지만 나는 그 정도 선수가 아니기에 조용하게 마무리 짓고 싶었다”고 했다.
다른 구단에도 부담을 주는 행사여서 조심스럽게 시작한 은퇴투어지만, 나눔을 통해 의미를 높였다. DB는 김주성의 뜻에 따라 특별 제작된 32장의 은퇴 기념 유니폼을 상대팀에 전달하고 추첨 및 응모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대한장애인농구협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나는 운이 좋은 선수다. 마지막 시즌에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 내가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과 즐겁게 농구하면서 은퇴투어를 통해 추억을 안고 가겠다”면서 김주성은 미소를 지었다. 김주성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지는 SK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전국의 팬들과 마지막 추억 쌓기에 나선다.
원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