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박정민 “이병헌 선배, 내 마음 속의 ‘갓병헌’”

입력 2018-01-08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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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박정민 “이병헌 선배, 내 마음 속의 ‘갓병헌’”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통해 박정민은 놀라운 연기 도전을 시도했다. 서번트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만져본 적도 없었던 피아노와 마주해야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민은 놀라울 정도로 두 가지의 과제를 완벽하게 해냈고, 이제 관객들에게 그 모습을 증명할 일만 남았다.

“처음에는 도전의식이나 어떤 부담감 같은 건 아예 없었어요. 시나리오 보고 재밌다고 생각했고, 이병헌 선배님이 형으로 나오시니까요. 의욕이 앞선 선택이었어요.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부담감은 나중에 몰려왔어요. 영화가 좋다고 해서 쉽게 선택할 일이 아니었구나 했죠. 시간 투자도 많이 해야 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역할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함께 호흡한 배우들은 이병헌, 윤여정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 0순위, 게다가 박정민에게는 배울 점 많은 대선배들이었다. 그 두 사람과 호흡한 소감은 어땠을까.

“‘와 이병헌 선배님이래’,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말했어요. 나중에 이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생각했죠. 제가 거의 또래 배우들과 자주 작업을 해오던 사람이었는데, 이번엔 선배님이시고 윤여정 선생님도 계시니까 초반에는 그런 또래 배우들과 했던 것처럼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준비한 연기를 그냥 던져버리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초반에 몇 회 차 정도는 위축돼 있었어요. 그렇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병헌 선배님께서 제가 소심하게 던지는 것들도 용인해주시고 그걸 받으셔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시니까 ‘이건 내가 위축될 필요가 없구나’ 싶었죠. 그래서 중반부부터는 더 열심히 했어요.”

두 사람의 형제케미는 ‘그것만이 내 세상’을 이끄는 중요한 관람 포인트. 정말 다른 두 사람이기에, 거기서 만들어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나게 된 이병헌과 박정민이 그런 케미를 발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한 씬이 이병헌 선배님과 편해지게 된 계기였어요. 대본에는 ‘형제가 가까워진다’는 몽타주였죠. 근데 거기서 이병헌 선배님이 대사를 하시더라고요. 전부 애드리브로요. 그냥 한 거였는데 거기서 빵 터졌죠. 그런 것들이 모여서 다른 분들도 좋아해주시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도 거기서 한 수를 던졌고요. 진짜 존경하는 선배님과 합을 맞추는데 누군가가 좋아해 준다는 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한편으론 이번 작품 속 캐릭터를 두 사람이 바꿔서 연기를 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도 들었다.

“어제 영화를 봤는데, 그런 생각은 못 했어요. 그냥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거든요. 그 역할은 이병헌 선배님 밖에 못 할 것 같아요. 매 순간 느꼈어요.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계속 촬영을 거듭할수록 제 마음 속에는 ‘갓병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좋더라고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색다른 형제의 모습을 보여준 두 배우가, 또 다른 영화에서 만나게 된다면 또 어떤 감탄을 자아낼지도 기대케 만들었다. 박정민이 다시 한 번 이병헌과 호흡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약간 각을 세우는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요. 나름 매력이 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선배님이랑 연기 대결을 한다면 제가 지겠죠. 제가 아무리해도 이병헌 선배님은 못 이긴다는 생각이 계속 있어요. 또 이렇게 선배님들과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안투라지’에서 조진웅 선배님도 그랬고 이번에 이병헌 선배님, 윤여정 선생님까지 같이 하면서 너무 좋았거든요. 기회가 있다면 계속 그런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싶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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