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이윤택 연출가 “성폭행 불인정"…퇴출OR은퇴 간접 언급 (종합)

입력 2018-02-19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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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이윤택 연출가 “성폭행 불인정"…퇴출OR은퇴 간접 언급 (종합)

이윤택 연출가가 성추문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성폭행 피해자 주장에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이윤택 연출은 19일 30스튜디오에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내 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발성 교육을 이유로 다른 극단의 배우를 지속적으로 만난 데 대해선 "불가피한 신체 접촉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해당 배우가 성추행으로 느꼈는지,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폭행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 법적 절차를 밟는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강제는 아니지만 행위는 있었다.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성폭행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이때 한 여성은 “경찰서에 가자. 언론플레이 그만 하라”고 소리쳤고,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 피해자에게 직접 가서 사과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극계 조직적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선 “내 잘못이고, 내 탓이다. 다짐했음에도 내 자신을 주체하지 못했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됐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윤택 연출은 "나는 더이상 연출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정된 축제도 열지 못한다"고 퇴출 혹은 은퇴까지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피해자 주장을 조목조목 파헤치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윤택 연출가 측은 "이제 회견을 마치겠다"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이윤택 연출가를 둘러싼 성추문은 지난 17일 이윤택 연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전해지면서 드러났다.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글을 게재, “이윤택 연출로부터 19세이던 2001년, 20세였던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연희단거리패 활동 당시 이윤택 연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쏟아졌다. 이에 한국극작가협회는 “‘미투’ 운동에서 밝혀진 이윤택의 권력을 악용한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 본 협회의 이름으로 한 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추천 건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윤택 연출은 잘못을 인정하고 연희단거리패와 30스튜디오, 밀양연극촌 등 자신이 맡고 있던 예술감독직에서 모두 물러나 근신했다.

이윤택 연출과 연희단거리패는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연출가와 극단이다.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한 연희단거리패는 1988년부터 서울 공연을 단행하며 ‘산씻김’ ‘오구’ ‘바보각시’ ‘어머니’ 등의 작품으로 한국 연극의 새로운 공연 양식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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