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선수(가운데).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은 1위 팀이라 객관적 전력만 따지면 부담스런 상대다. 그러나 27일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이기면 현대캐피탈의 ‘도드람 2017~2018 V리그’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다. 우승 매직넘버가 소멸되면 가뜩이나 주력 선수들의 체력 고갈로 힘겨워하는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전에 굳이 전력을 다할 이유가 없다. 대한항공이 삼성화재~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승점 6을 쓸어 담으면 2위 고지를 탈환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모두 3위보다 2위에 의미를 뒀다. 첫째로 2위가 되면,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홈경기 1·3차전을 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위라는 상징성을 무시 못한다. 팬들을 위해서도 순위를 한 계단이라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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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대한항공은 ‘빅게임 징크스’가 있었다. 꼭 이겨야 할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 못하는 ‘울렁증’이 있었다. 그러나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은 꼴찌에서 출발했다. 바닥부터 치고 올라가는 과정 속에서 선수단 전체에 역경을 견뎌내는 근성이 생겨났다.
개막 전부터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을 우승후보 1순위로 꼽았다. 이 예측이 크게 틀리지 않은 것은 ‘대한항공이 자기 실력만 발휘하면 못 꺾을 팀이 없음’을 후반기부터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대한항공은 KB손해보험에게 단 한번 졌을 뿐이다. 결국 27일 삼성화재전까지 세트스코어 3-0(25-20 26-24 25-15)으로 승리, 8승1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이어갔다.
그 중심에는 세터 한선수가 있다. V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 한선수의 분배능력이 빛을 발하자 상대 블로커를 무력화하고 있다. 삼성화재전에서 대한항공이 뽑아낸 블로킹 득점은 8점이었는데 막힌 것은 절반인 4점뿐이었다. 한선수는 라이트 가스파리니(22득점)를 극대화시키면서도 나머지 레프트와 센터 공격수들을 살려 쓰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는 센터 박상하가 1세트 도중 무릎 통증으로 돌연 이탈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타이스마저 12득점으로 부진하자 답을 찾지 못했다. 삼성화재(승점58·21승12패)는 결국 대한항공(승점57·21승12패)에 승점 1점차로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