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태훈 “죄송·교제관계”…세종대 영화과 교수들 “징계결의” (전문)

입력 2018-03-01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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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죄송·교제관계”…세종대 영화과 교수들 “징계결의”

성추문(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배우 겸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김태훈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태훈은 지난달 28일 밤 입장문을 통해 교수직을 사임하고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추문 보도와 관련해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수직에 있으면서도 제자였거나 제자이던 여성분과 있었던 일로 이러한 제보, 보도 등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한다. 나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해 깊은 사죄한다. 나는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 사퇴하고,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내가 몸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관계가 어떠하든 받았던 상처의 크기는 같을 것이나, 내가 기억하는 사실관계가 게시글이나 보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두 번째 제보를 하신 여성 또한 첫 번째 제보 이후에 나에 대해 배신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보도 내용도 있어 이에 대해서는 피치 못하게 간략한 입장을 아울러 밝히고자 한다. 성폭행과 관련돼 게시된 내용은 세종대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로 이직을 했으나 여전히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던 내가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일은 2000년에도 벌어진 일로 기억하고 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에서의 8년 동안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1999년 귀국을 했고, 1999년 가을부터 처음으로 세종대학교 시간강사로 강의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제보 여성이 위 강의를 듣게 되어 사제지간이 됐고, 그 해 세종대학교 전임강사 지원에서 탈락해 2000년에는 수원여자전문대학으로 이직을 하게 됐다. 그런데 2000년 여름 있었던 독립영화 촬영에서 남자 주연배우와 여자 주연배우로 다시 만나 작업을 하게 됐고, 그 여름 촬영 이후 내가 이직한 수원여자전문대학교 부근에서 만남을 이어가다가 여성분이 게시한 내용과 같은 남녀 관계를 맺게 됐다”며 “당시 나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한 것이었다. 이후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헤어지게 됐다. 여성분이 나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했고고,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전한다”고 주장했다.

또 “두 번째 보도 내용은 내가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여성분을 추행했다는 것이다. 짧은 내용의 기사만으로는 여성분이 말했을 것으로 보이는 당시의 상황 전부를 알 수는 없으나, 사실관계는 대체적으로 내가 기억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사료하고 있다. 다만 상대방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내가 받아드린 그것과 달라 이런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 사죄한다. 당시 나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했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다. 다만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에도 그리고 최근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응원과 격려를 하는 연극 동료로 만연히 생각해 내가 상대방의 아픔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훈은 “어느 경우에나 교수의 신분으로서 크나큰 잘못을 했다. 아울러 나로 인해 상처를 입은 위 여성들 그리고 세종대학교 교수 및 임직원, 신뢰를 주었던 연극계 선후배, 믿고 따랐던 제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재직 중인 K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게재됐다. 이후 K 교수가 김태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세종대에서는 그의 해직을 검토했고, 같은 과 교수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은 지난달 28일 “먼저 본 학과에서 일어난 이와 같은 사건에 대해 교육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재학생 및 졸업생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또 본 학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우리 교수 일동은 피해 학생들 피해 졸업생들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학교 본부에 사건의 심각성을 알렸고, 현재 학교 본부와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올바르게 진상을 조사해 부당한 권위와 권력에 의한 반인권적인 형태를 철저하게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째, 김태훈 교수는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상실했다. 그렇기에 학교 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의한다. 2018년 1학기 3월부터 개설된 김태훈 교수의 강의는 다른 교수들로 대체될 것이다. 둘째, 박병수 겸임교수는 지난 학기로 임용이 끝난 상태로 2016년 1학기 수업에서 배제돼 있다. 앞으로도 본 학과의 강단에 서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더불어 당사자에게 공식적으로 해명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할 것이다. 셋째, 우리 모두 대학교수로서 본분에 충실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깊이 반성하겠다. 아울러 이 사건이 완전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안을 내놨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미투 운동’(Me Too Campaign/Me Too Movement, 해시태그로 #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추악한 성추행 가해자가 밝혀지는가 하면 허위사실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미투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음은 김태훈 사과 전문>

저와 관련하여 2018. 2. 28. 미투 운동과 관련된 2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하여 먼저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수직에 있으면서도 제자였거나 제자이던 여성분과 있었던 일로 이러한 제보, 보도 등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또한 저는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제가 몸 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관계가 어떠하든지 받았던 상처의 크기는 같을 것이나, 제가 기억하는 사실관계가 게시글이나 보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고, 두 번째 제보를 하신 여성 또한 첫 번째 제보 이후에 저에 대하여 배신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보도내용도 있어 이에 대하여는 피치 못하게 간략한 입장을 아울러 밝히고자 합니다. 성폭행과 관련되어 게시된 내용은, 세종대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로 이직을 하였으나 여전히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던 제가 제자를 성폭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위 일은 2000년에도 벌어진 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에서의 8년 동안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1999년 귀국을 하였고, 1999년 가을부터 처음으로 세종대학교 시간강사로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제보 여성이 위 강의를 듣게 되어 사제지간이 되었고, 그 해 세종대학교 전임강사 지원에서 탈락하여 2000년에는 수원여자전문대학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 여름에 있었던 독립영화 촬영에서 남자 주연배우와 여자 주연배우로 다시 만나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 여름 촬영 이후 제가 이직한 수원여자전문대학교 부근에서 만남을 이어가다가 여성분이 게시한 내용과 같은 남녀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 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여성분이 저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였고,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성추행과 관련되어 두 번째 보도 내용은, 제가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여성분을 추행했다는 것입니다. 짧은 내용의 기사만으로는 여성분이 말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당시의 상황 전부를 알 수는 없으나, 사실관계는 대체적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사료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제가 받아드린 그것과 달라 이러한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는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하였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에도 그리고 최근가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응원과 격려를 하는 연극 동료로 만연히 생각하여 제가 상대방의 아픔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합니다.

어느 경우에나 교수의 신분으로서 크나큰 잘못을 하였습니다. 아울러 저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위 여성분들 그리고 세종대학교 교수 및 임직원, 신뢰를 주었던 연극계 선후배, 믿고 따랐던 제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다음은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일동 성명>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일동은 2018년 2월28일 15:00 현재 언론을 통해 보도된 김태훈 교수의 성폭력과 의혹과 박병수 겸임교수의 성희롱 발언 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먼저 본 학과에서 일어난 이와 같은 사건에 대하여 교육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재학생 및 졸업생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본 학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데 대하여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저희 교수 일동은 피해 학생들 피해 졸업생들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학교 본부에 사건의 심각성을 알렸고, 현재 학교 본부와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올바르게 진상을 조사하여 부당한 권위와 권력에 의한 반인권적인 형태를 철저하게 근절하겠습니다. 저희들이 마련 중인 대한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김태훈 교수는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상실하였습니다. 그렇기에 학교 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의합니다. 2018년 1학기 3월부터 개설된 김태훈 교수의 강의는 다른 교수들로 대체될 것입니다.

2. 박병수 겸임교수는 지난 학기로 임용이 끝난 상태로 2016년 1학기 수업에서 배제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도 본 학과의 강단에 서게 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당사자에게 공식적으로 해명과 진정한 사과를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들 모두 대학교수로서 본분에 충실하였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아울러 이 사건이 완전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8년 2월 28일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일동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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