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외인투수 이적료 ‘100만 달러+’시대

입력 2018-03-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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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왕웨이중(왼쪽)은 20대 중반 나이에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다. SK 앙헬 산체스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던 우완 강속구 투수다. 모두 거액의 이적료 없이는 KBO팀과 계약하기 힘든 젊은 투수들이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스포츠코리아

지난 겨울, 97마일(시속 157㎞)의 공을 던지는 29세 투수가 KBO리그에 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주인공은 피츠버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앙헬 산체스였다. SK는 총액 110만 달러 계약서에 사인을 받았다. 김광현 복귀와 함께 강력한 선발 전력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각 팀에는 특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SK에 대한 칭찬만큼 산체스의 이적료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 KBO리그 팀들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합의를 이유로 외국인선수의 이적료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산체스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연봉 총액보다 이적료가 높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100만 달러 이상이다”고 확신했다.

피츠버그 시절 산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K는 연봉이 높은 30대 투수보다 커리어가 떨어져도 가능성이 더 큰 20대 후반 외국인 투수에게 이적료를 부담하고 스카우트에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도 템파베이에 이적료를 지급하고 영입한 경우다.

이미 2016년부터 외국인 선수 특히 투수의 이적료는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100만 달러 이적료가 언급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그 이상 액수가 오갔다.

NC가 영입한 왕웨이중도 거액의 이적료가 오갔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26세에 시속 150㎞의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의 시장 가치는 매우 높다.

밀워키 시절 왕웨이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화가 지난해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등 빅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한 베테랑을 영입했다 실패하면서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젊은 투수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매년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다. 한 단장은 “미국 팀들은 KBO리그 팀들이 외국인 투수의 의존도가 높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선수 보유 숫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본과 환경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적료를 높인다. 제도적 보완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도 외국인 선수를 키워 이적료를 받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다년계약이 허용되는 유망주 외국인 선수 영입 허용, 보유 숫자 확대 등이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반대 등 진통이 뒤따를 수 있다. KBO는 현 규정상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가 3명으로 제한돼 다년 계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높은 이적료를 지급한 선수의 경우 비공식적인 다년 계약이 존재하는 이유다. 2015년 말 넥센 앤디 밴 헤켄은 일본 세이부와 계약하면서 3억5000만원의 이적료를 팀에 선물하고 떠났다. 넥센은 다년 계약이 아닌 2016년 계약을 이미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도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을 통한 첫 이적료 수입으로 해석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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