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습격’ KBO 흥행 악재로 떠오르나

입력 2018-03-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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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롯데-SK전이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 지붕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다. 야구흥행 전선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야구는 속성상 ‘날씨 리스크’를 안고 가는 종목이다. 가령 비가 오면 못 한다. 그러나 환경이 변하며 염두에 둬야할 기상상황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비보다 더 큰 문제가 미세먼지일 수 있다. 비로 취소된 경기는 나중에 하면 되겠지만, 미세먼지는 관중의 발길을 끊게 만들 수 있다. 여름이 올 때까지 미세먼지와 황사는 기승을 부릴 것이다. 프로야구의 시작인 봄이 흥행대목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의 24일 개막전은 ‘최악의 미세먼지’ 대 ‘야구를 보고 싶은 팬들의 열망’ 사이의 전투였다. 안개와 같은 뿌연 하늘 속에서도 팬들은 야구장을 찾았다. 잠실(삼성-두산)과 인천(롯데-SK), 광주(kt-KIA) 그리고 마산(LG-NC)에서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잠실·인천은 각 2만5000명, 광주는 2만500명, 그리고 마산은 1만1000명이었다. 1만 7000석이 들어가는 고척돔은 1만5055명이 입장했다. 총 관중이 9만6555명이었다. 2009년(9만6800명)에 이어 역대 개막전 최다관중기록 2위였다.

정작 고척돔이 아니라 야외 구장에 관중이 가득 찼다. 좋은 콘텐츠에 사람이 몰린다는 평범한 상식이 검증됐다. 그러나 매 경기가 개막전처럼 새로움으로 다가올 순 없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휴일을 맞아 야구팬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즐기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4일에 이어 25일마저 미세먼지와 초미세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롯데 이대호가 캐치볼을 주고 받으며 “공이 뿌옇게 보인다”고 말할 정도였다. ‘개막전 효과’ 여진이 남은 25일에도 광주와 마산이 매진되는 등 총 8만7515명의 인파가 모였다. 그러나 평일경기가 시작되면 계속 이럴 순 없다.

대기 상태 악화로 인한 경기 취소 사례는 흔치 않다. KBO 야구 규약 제27조 1항에 황사주의보(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 400㎍/m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황사경보(800㎍/m 이상)에 대한 경기취소 규정만 나와 있다. 그나마 미세먼지가 아니라 황사에 관한 조항이다. 이제 미세먼지는 일상이나 다름없다. 이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야구가 아니라 팬 건강이 걸린 타협 불가능한 사안이다. 미세먼지가 KBO 흥행의 중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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