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가 돌아왔다’ 김광현·양현종 동반승리의 가치

입력 2018-03-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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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투수 김광현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에이스가 돌아왔다. SK 김광현(30)과 KIA 양현종(30)은 20대 인생을 치열하게 마운드에 바쳤다. 그러나 세상에 지존은 한 명이었다. 사람들은 둘 중 누가 더 강한지를 놓고 얘기했다. 김광현이 더 잘했던 시절이 있었고, 양현종이 더 빛났던 시간이 있었다. 구위로 갈리기도 했었지만, 팀 전력에 따르는 변동성이 있었다.

그리고 2018시즌은 두 남자가 정점에서 만나는 타이밍이었다. 양현종은 2017시즌을 지배한 투수였다. 실질적 자유계약 신분임에도 KIA를 위해 잔류를 택했다. 그 무렵 김광현은 운명을 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과 재활에 1년을 투자했다. 이제 전성기 구위를 되찾고, 돌아왔다. KIA와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전력에 근접한 팀으로 꼽힌다. 두 투수가 ‘해준다’는 전제에서의 호평이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다. 2016년 10월 8일 삼성전 이후 533일만의 정규시즌 마운드 복귀전이었다. 김광현은 최고 구속 152㎞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투심으로 롯데 타선을 5이닝 3안타 1볼넷 6탈삼진으로 압도했다. SK가 5-0으로 이겨서 김광현은 2016년 9월 30일 잠실 LG전 이후 54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승리 직후 “오랜만이라 긴장했다. 신인 때 마음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1회 마운드에 오른 뒤 김광현은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감사의 의미였다”고 고백했다. 장발의 김광현은 “첫 등판 후 머리카락을 깎겠다”는 약속대로 25일 경기 직후 미장원으로 향했다. 머리카락은 소아암 환후를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광현이 빛난 날, 동갑내기 양현종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을 자신의 게임으로 만들었다. 최고구속 148㎞ 직구에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섞어 던졌다. 7이닝을 81구의 투구수로 끝냈다. 홈런으로 1실점했을 뿐, 무4사구로 6탈삼진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호투를 앞세워 KIA는 14-1로 크게 이겼다. 24일 개막전 1점차 패배(4-5)의 충격을 바로 털어냈다. 양현종은 “컨디션이 좋았다. 초반부터 타선이 많은 점수를 내줘 부담 없이 던졌다. 몸 컨디션이나 투구 내용 등의 출발이 지난해와 비슷하다. 직구가 정말 좋았다. 변화구는 준비를 더 해야 할 듯하다. 황재균에게 홈런을 맞은 것도 변화구였다. 무4사구 기록을 챙긴다. 4사구가 없으면 기분이 좋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2018년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김광현이 에이스 모드로 돌아왔고, 양현종이 건재를 과시했다. 이제 관심사는 두 좌완투수의 경쟁구도다. 라이벌 전선은 리그를 활성화시킨다. ‘타고투저’의 시대, 외국인투수가 득세하는 시대에 김광현과 양현종은 더욱 묵직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인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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