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두’로 또다시 회자되는 ‘박찬호의 한 이닝 2만루 피홈런’

입력 2018-04-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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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 사진제공|kt wiz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줄임말’인줄 알았다. 중간마다 방점을 찍지 않고서는 도저히 야구를 통해 설명할 수 없는 세 글자다.

‘한·만·두’라는 단어가 실로 오랜만에 야구계에 재등장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한국프로야구사에선 역사상 처음이다. ‘한·만·두’란 ‘한 이닝 만루홈런 두개’의 줄임말로 야구계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장면을 팬들이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 줄임말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45)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던 1999년 자신의 야구 인생에 절대 잊지 못할 굴욕적인 장면을 기록했다. 그 해 4월 23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상대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한 이닝에 만루홈런 두개를 허용했다. 이후 ‘한·만·두’라는 말이 탄생했고, 이 말은 평생 박찬호의 야구 인생을 따라다녔다.

지난 1999년 4월 23일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는 박찬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찬호의 현역 은퇴로 ‘한·만·두’ 역시 역사 속의 그늘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런데 약 19년만에 ‘한·만·두’라는 말이 다시 한국 야구계에 등장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도 오르며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진기록이 KBO리그에 등장한 것이다.

3월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KT전. 홈팀 KT는 경기 초반 8실점하며 0-8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괴물신인’ 강백호의 추격홈런을 포함해 타선이 불방망이를 뽐내며 8-8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5회와 7회에 연이어 추가점수를 만들며 11-8로 역전했다.

대역전극이 펼쳐졌지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후 8회에 나온 장면이었다.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해창이 두산 투수 최대성을 상대로 한 이닝에 만루홈런 두개를 뽑아냈다. KT는 8회에만 9점을 추가하며 최종 20-8의 대승을 거뒀다.

kt 이해창. 사진제공|kt wiz


한 이닝 만루홈런 두개는 KBO리그 37년 역사에 처음 등장한 대기록이다. 이 기록의 마침표를 찍은 KT 이해창은 시즌 첫 홈런을 대기록으로 장식하며 프로 인생에 잊지 못할 대포 한방을 날렸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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