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개→100개’ 역대 최다홈런 페이스, 어떻게 봐야 하나?

입력 2018-04-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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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2사 2루에 KIA 버나디나가 역전 투런홈런을 때리고 베이스 러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초반 눈에 띄는 점은 급증한 홈런이다. 팀당 8경기씩 총 40게임을 치른 가운데, 정확히 100개의 홈런이 나왔다. 2017년 같은 기간의 69개와 견줘 31개(44.93%) 증가한 수치다. 경기당 홈런 또한 2017시즌의 1.73개에서 2.5개로 증가했다. 2017시즌 전 경기인 720게임(구단별 144경기·팀간 16차전)에서 나온 역대 최다 1547개(경기당 2.15개)의 홈런을 경신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연일 계속되는 홈런쇼를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할까.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오지환. 사진제공|LG 트윈스



● 세계 야구의 흐름에 따른 타격기술 발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거침없이 풀스윙을 한다. 홈런을 노리는 스윙이다. 2017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무려 41명인데, 이 가운데 타율 3할 이상인 이는 8명에 불과하다. 타율보다 홈런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KBSN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2일, “(한국 선수들이) MLB를 많이 접하고 있다. 발사각을 조정하는 등 세계야구의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선수들도 고타율보다 홈런 증가에 가치를 두고 있다. 뛰는 야구에서 적극적으로 치는 야구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유턴파 합류와 외인타자의 생각 변화

김현수(30·LG)와 박병호(32·넥센), 황재균(31·kt) 등 빅리그 유턴파의 합류도 홈런이 증가한 이유로 분석된다. 올 시즌 총 100개의 홈런 가운데 이들은 6개를 합작했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타자들의 기량 향상도 하나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제이미 로맥(SK)과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리그 최다인 4홈런을 기록 중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BSN스포츠 안치용 해설위원은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돌아왔고, 외국인선수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로하스의 경우 정확한 타격을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영입했는데,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파워를 늘렸다. 정확한 타격에 눈을 뜬 선수들이 장타 욕심을 내는 것도 홈런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스트라이크존 영향?

KBO는 2017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에 변화를 줬다. KBO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 규칙은 ‘홈플레이트를 통과한 공이 타자의 무릎 윗선부터 겨드랑이까지의 높이’다. 자연스럽게 높은 코스에 대한 스트라이크 콜이 늘었다. 타자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홈런이 증가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1일 잠실 KIA-LG전 6회 나온 양석환의 3점 홈런이 좋은 예다. 장 위원은 “스트라이크존의 확대가 적극적인 타격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자기 스윙을 하면, 후회도 없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도 “높은 코스의 공에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늘었다. 기존에는 높은 공은 찍어 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 7회초 1사 1, 3루에 kt 강백호가 스리런 홈런을 때리고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5명이 홈런 공동선두, 경쟁도 흥미롭다

무려 5명의 선수가 홈런 공동 선두라는 점도 흥미롭다. 앞으로 펼쳐질 홈런왕 레이스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동엽과 로맥, 최정(이상 SK), 강백호와 로하스(이상 kt)가 나란히 4개씩을 쳐냈다. 2경기당 한 개꼴로 아치를 그린 이들의 타격페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홈런은 삼진과 궤를 같이 한다”면서도 “승부처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스윙이 좋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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