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여전사’ 문안나, 아픔 딛고 날아오르다

입력 2018-05-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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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나

남편 고일수 선수 잃은 아픔 극복
올해 1착 6회 착순점 7.75 상승세


시즌 초 남편 고일수(5기) 선수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은 문안나(3기, 34세, A2등급) 선수가 요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선수생활 지속에 대해 팬들이 많은 걱정을 했지만, 문 선수로 아픔을 잊으려는 듯 더욱 경주에 집중하며 한층 더 성숙한 경기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 시작은 초라했다

2004년 경정에 입문한 문안나는 데뷔 첫해 평균 스타트 0.40초, 시즌 1승이란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다른 여자선수에 비해 초반 경주 흐름을 빠르게 읽지 못해 대처능력이 떨어진 것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2006년에는 평균 스타트 0.45초를 기록하며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2010년에는 결혼 후 출산으로 한동안 미사리를 떠나 가사와 육아만 전념했다.

경주 복귀는 2013년 후반에 이뤄졌다.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 완전히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문안나는 시간을 두고 차분한 훈련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려 복귀시점을 늦췄다고 말했다. 복귀 후 그녀는 39회 차부터 출전해 총 6회 출전 중 3착 1회라는 성적에 머물렀지만, 평균 스타트가 0.35초로 출산 전보다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2014년부터는 평균스타트 0.27초, 1착 9회, 2착 9회, 3착 8회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 진화는 멈추지 않았다

이후 문안나는 서서히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5년 1착 9회, 2착 18회로 한층 향상된 경기력을 펼쳤다. 평균스타트(0.24초)가 좋아지고 휘감기와 휘감아 찌르기를 병행해 주도적으로 경주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2016년은 그녀의 전성기였다. 1착 24회, 2착 18회, 3착 7회를 기록했고, 제10회 스포츠경향배 결승전에 출전해 휘감아 찌르기 전개 이후 역전 3착으로 생애 첫 대상경주 3위에 올랐다. 그 여세를 몰아 쿠리하라배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1착 10회, 2착 11회, 3착 14회로 조금 주춤했지만, 올해는 큰 아픔을 딛고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19회 출전 중 1착 6회, 2착 6회, 3착 3회, 평균 착순점 7.75, 연대율 63.2%, 3연대율 78.9%를 기록하며 상승세다.

많은 경정전문가들은 “개인적인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강력한 의지력과 단조로운 찌르기 전개보다는 주도적인 스타트 승부를 보이고 있다. 차분하게 경주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아져 최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6시즌 이상의 성적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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