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김태균(36)은 요즘 ‘내려놓기’의 미학을 실천 중이다.
KBO 리그 내 ‘별명 부자’로 알려진 김태균에겐 꾸준히 따라붙는 수식어들이 있다. 토종 거포와 4번 타자, 해결사 등이다. 그러나 최근 김태균은 다소 낯선 자리에 서있다. 4번 타자로 2018시즌을 출발했지만, 4월 초 손목 부상으로 잠시 2군에 다녀온 뒤 타격감이 좋은 제라드 호잉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김태균은 부상 복귀 직후 6번 타자로 기용됐다가 최근에야 5번 중심 타선에 배치됐다. 그제야 제 옷을 입은 듯 김태균은 1일 대전 LG전서 11경기 만에 시즌 2호 홈런 아치를 그려냈다.
김태균에게 가장 익숙한 자리는 4번이다. 상황에 따라 3~6번 타순을 오갔지만, 2001년 데뷔 이래 4번 타순을 제일 많이 소화했다. 김태균으로선 4번 타자 타이틀을 양보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그러나 김태균은 초연하다. 그는 2일 “늘 제일 잘 치는 사람이 4번 타자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왔다. 호잉이든 (송)광민이든 누구든 잘해서 팀이 이기면 좋은 것이다. 호잉이 국내에선 거의 최고타자 아닌가. 우리 팀에 있으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타격 감각을 완벽히 되찾을 때까지 인내를 거듭하고 있다. 그는 “야구는 멘탈게임이다. 그런데 시즌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부상을 당해 정신적으로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었다”며 “아직 타격감이 완벽하지 않다. 계속해서 ‘특타’를 하는 중이다. 장종훈 수석코치, 이양기 타격 코치와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기대했다.
대전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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