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데드풀2’ 내한 기자회견에 나선 라이언 레이놀즈. 한국 팬의 환대에 감동한 그는 “서울로 이사를 오겠다. 아파트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두고 볼 일이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 속 캐릭터처럼 ‘입담’ 과시
타노스 관련 ‘떡밥’ 호기심 증폭
“‘데드풀2’가 한국에서 흥행하면 소주를 병째 원샷하겠다!”
탁월한 재치와 유머감각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가 예상치 못한 ‘흥행 공약’을 즉석에서 내놨다. 그동안 “어벤져스에 끼워달라”는 공개구애 발언을 내놓던 그가 처음 내한해 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쉼 없이 풀어냈다. “한국 팬이 좋아서 이사를 와야겠다”며 “살만한 아파트를 봐두겠다”고도 했다.
16일 개봉하는 ‘데드풀2’는 마블 출신 영웅 가운데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의 악동 데드풀이 주인공이다. ‘어벤져스’ 등 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하는 히어로 시리즈에 속하지 않은 채 독자 노선을 걷는 영화다.
‘데드풀2’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극장가를 점령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기세를 이을 마블히어로라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두 영화의 차이는 확실하다. 기존 영웅들이 ‘공익’에 치중한다면 ‘데드풀’은 ‘사익’이 우선이다. 욕도 하고 막말도 쏟아낸다. 히어로무비답지 않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도 특징. 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벤져스’가 먼 미래를 생각해 지구를 구한다면 ‘데드풀’은 작은 미래에 주목한다”고 그 차이를 짚었다.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2016년 개봉한 1편은 암 치료 도중 막강한 힘을 갖게 된 데드풀의 탄생을 그려 331만 관객을 동원했다. 2편은 데드풀이 미래에서 온 용병 ‘케이블’과 만난 겪는 이야기다. 특히 케이블 역은 현재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흥행을 이끄는 악당 캐릭터 타노스를 연기한 조시 블로닌이 맡았다. 때문에 ‘데드풀2’에는 타노스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는 게 라이언 레이놀즈의 설명이다. 마블 팬의 호기심을 당길만한 ‘떡밥’이다.
‘데드풀’은 기존 마블 시리즈와 비교해 제작비가 적고 그만큼 규모도 작다. 우여곡절 속에 1편을 성공으로 이끌고 2편 제작까지 완성시킨 주역은 다름 아닌 라이언 레이놀즈다. 2004년 ‘데드풀’ 기획을 시작한 그는 2008년 각본가의 손잡고 작업에 본격 나섰지만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1편 제작 때는 촬영이 6주나 남은 상태에서 제작비가 대폭 삭감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를 허심탄회하게 꺼낸 뒤 “남들과 다른 히어로무비를 보인다는 것에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마블스튜디오가 히어로 연합체 ‘어벤져스’를 내놓은 것처럼 ‘데드풀’도 비슷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휴 잭맨의 ‘울버린’과 ‘데드풀’의 연합이 어떨까 싶지만 휴 잭맨이 울버린에서 은퇴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성사된다면 ‘어벤져스’가 가진 윤리적인 강인함, 도덕성이 빠져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