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완투’ 지친 양현종, 타선이 빚 갚았다

입력 2018-05-02 22: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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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6회초 1사 만루에서 KIA 안치홍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6회초 1사 만루에서 KIA 안치홍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경기 연속 외로이 마운드를 지켰던 양현종(30·KIA)은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듯 했다. 구위가 직전 등판 같지 않았다. 고전했다. 하지만 완투패 멍에를 안기며 양현종을 외면했던 타선이 뒤늦게 빚을 갚았다.

KIA는 2일 사직 롯데전에서 12-6으로 승리했다. 선발 양현종이 5이닝 11안타(1홈런) 7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이날 기록만 보면 다소 머쓱한 승리지만, 앞선 두 경기서 선보인 호투를 감안하면 보상을 받은 셈이다. 양현종은 4월 19일 광주 LG전에서 9이닝 4실점(3자책)으로 완투승을 기록했다.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9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완투패했다. 두 경기서 18이닝 동안 237구를 던졌지만 1승1패에 그쳤다.

롯데전에 앞서 KIA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이가 앞선 두 경기 고생했다. 에이스가 느낀 책임감이 아닐까 싶다. 감독으로서 안타깝다”며 “오늘은 가급적 무리시키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현종은 1회부터 흔들렸다. 2사 후 전준우에게 안타를 내준 뒤 ‘천적’ 이대호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2회부터 4회까지도 매 이닝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고, 추가 3실점했다. 양현종은 팀이 6-5로 앞선 6회, 5이닝 11안타 7탈삼진 5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91개였다.

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4회초 2사 1,3루에서 KIA 버나디나가 2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4회초 2사 1,3루에서 KIA 버나디나가 2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날 양현종이 내준 11안타는 한 경기에서 개인 두 번째로 많이 내준 불명예다. 그가 마지막으로 11안타를 헌납한 건 2009년 6월 20일로 무려 3239일만이다. 공교롭게도 사직 롯데전이었다. 이때의 악몽이 다시 한 번 양현종을 휘감은 셈이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승리를 챙겼다. 앞선 완투패 때 그를 도와주지 못했던 타선이 모처럼 터진 덕이다. KIA는 1회 선취점을 뽑았지만 양현종이 1회 2점, 3회 1점을 내주며 리드를 빼앗겼다. KIA 타선은 자신들의 에이스를 괴롭힌 상대를 이번 만큼은 좌시하지 않았다. 4회 로저 버나디나의 2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춘 뒤 김주찬과 최형우의 연속 안타로 2점 달아났다. 4회 양현종이 다시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하자 5회에는 안치홍이 솔로포를 터뜨리며 양현종의 어깨를 풀어줬다.

양현종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날 등판을 마쳤다. KIA 타선은 양현종이 내려가자 6점을 더 보태며 그의 불안감을 지웠다. 불펜도 에이스의 승리를 별 탈 없이 지켰다. 그간 양현종이 보인 헌신에 동료들이 응답한 하루였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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