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도루-팀 홀드 1위’ SK 변화의 진짜 증거

입력 2018-05-08 09: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1사 1루에서 SK 한동민의 삼진 아웃 때 1루 주자 김성현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는 ‘홈런의 팀’으로 각인된다. 실제 7일까지 팀 홈런(62홈런) 1위다. KBO에서 가장 먼저 팀 200득점도 돌파했다. 이런 SK의 공격성은 두산과 양강 체제를 이룬 원동력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실체를 놓치는 법이다. SK는 2017시즌에도 이런 야구를 했다. 당시와 지금, 감독도 같고 선수도 거의 그대로다. 어디가 달라졌기에 팀 승률이 올라갔을까.

SK가 2018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디테일과 불펜이었다. SK는 팀 도루 29개로 전체 1위다. 실패 10개까지 포함하면 총 39개의 도루를 시도했다. 삼성(40회 시도)에 이어 전체 2위다. 2017년 SK의 도루 성공은 53개였다. 전체 꼴찌였다.

요체는 도루 성공 자체에 있지 않다. 실패가 발생하더라도 ‘SK가 뛰는 야구를 한다’는 인식을 상대팀에 준 것이 핵심이다. 이런 스트레스를 상대 배터리에 주는 순간, 실투와 수비 시프트의 변형을 유발해 득점력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실제 SK의 도루는 특정선수에 편중되어 있지 않다. 정진기(6도루), 최정, 김동엽(이상 5도루) 등 장타자가 많이 뛰었다. 1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가 12명에 달한다. SK의 득점 생산루트가 그만큼 다양하고 정밀해졌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주목할 변신은 팀 홀드 1위가 됐다는 사실이다. SK 불펜투수들은 21개의 홀드를 얻었는데 이 역시 전체 1위다. 1홀드 이상 성공한 투수가 8명이다. SK 불펜진의 구위가 갑자기 달라졌을 리는 없다. 결국 투수를 쓰는 활용법의 변화가 이런 결과를 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