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1사 1루에서 SK 한동민의 삼진 아웃 때 1루 주자 김성현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실체를 놓치는 법이다. SK는 2017시즌에도 이런 야구를 했다. 당시와 지금, 감독도 같고 선수도 거의 그대로다. 어디가 달라졌기에 팀 승률이 올라갔을까.
SK가 2018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디테일과 불펜이었다. SK는 팀 도루 29개로 전체 1위다. 실패 10개까지 포함하면 총 39개의 도루를 시도했다. 삼성(40회 시도)에 이어 전체 2위다. 2017년 SK의 도루 성공은 53개였다. 전체 꼴찌였다.
요체는 도루 성공 자체에 있지 않다. 실패가 발생하더라도 ‘SK가 뛰는 야구를 한다’는 인식을 상대팀에 준 것이 핵심이다. 이런 스트레스를 상대 배터리에 주는 순간, 실투와 수비 시프트의 변형을 유발해 득점력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실제 SK의 도루는 특정선수에 편중되어 있지 않다. 정진기(6도루), 최정, 김동엽(이상 5도루) 등 장타자가 많이 뛰었다. 1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가 12명에 달한다. SK의 득점 생산루트가 그만큼 다양하고 정밀해졌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주목할 변신은 팀 홀드 1위가 됐다는 사실이다. SK 불펜투수들은 21개의 홀드를 얻었는데 이 역시 전체 1위다. 1홀드 이상 성공한 투수가 8명이다. SK 불펜진의 구위가 갑자기 달라졌을 리는 없다. 결국 투수를 쓰는 활용법의 변화가 이런 결과를 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