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영화 '공작'이 공식 상영 후 티에리 프리모 집행 위원장으로부터 이례적인 극찬을 받는 등 관객들의 쏟아지는 뜨거운 호응으로 칸의 밤을 제대로 달궜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공작'은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11일(금) 밤 11시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가진 가운데, 윤종빈 감독을 비롯해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배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깔끔한 턱시도로 수려한 외모를 뽐낸 윤종빈 감독과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배우는 공식 상영회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곧 분위기를 즐기면서 전 세계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미소로 화답하는 등 영화 팬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3천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140분간 이어진 배우들의 열연이 만들어 낸 팽팽한 긴장감 속에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전원 기립박수가 시작되었고 이는 감독과 배우가 퇴장할 때까지 약 5분간 계속되었다. 윤종빈 감독과 세 배우들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일일이 화답하며 벅차 오르는 감동을 서로 나누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는 윤종빈 감독과 포옹을 나눈 후 “'공작'은 웰메이드 영화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했다”고 극찬하며 “다음 번은 경쟁부문이다”라는 최고의 덕담을 건넸다. 2005년 '용서바지 못한 자'에 이어 '공작'으로 칸 영화제를 두 번째 찾은 윤종빈 감독에게 애정어린 신뢰를 보였준 것이었다.
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우디네 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세티도 영화 '공작'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공작'은 위대하고 현실성 있는 재구성이었다. 최근 남북의 두 국가 원수들이 만난 시점에 다시 냉전을 뒤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설정의 영화였다”며 “두 명의 훌륭한 배우, 황정민과 이성민은 남북한(“the korea”)을 위한 환상적 연기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씨릴 버켈(Cyril Burkel) 코멘트 중, “영화 '공작'은 현 시대 상황과 놀랍도록 밀접한 스파이 영화이고, 스토리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며 “가끔씩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앞서 나가며, 우리에게 놀라운 경험들을 안겨 주곤 한다. 특히 남북을 둘러싼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유니크한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호평했다.
대만배급사 캐치플레이(Catchplay) 담당자 스테이시 첸(Stacey Chen)은 “관객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여서 매우 기쁘다”며 “엄청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긴장감과 지적인 매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다수의 국내 매체들 또한 “액션 히어로가 주인공인 헐리우드 첩보물의 문법을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의 탄생”이라는 평가들을 내놓았다.
한편 데뷔작이자 첫 장편영화였던 '용서받지 못한 자'(2005년)로 제 59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 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던 윤종빈 감독은 영화 '공작'으로 10여년 만에 칸을 다시 찾은 영광을 안았다. 예리한 관찰력과 이를 영화로 구현해 내는 뛰어난 연출력으로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만족시켜왔던 그가 '공작'을 통해서는 또 어떤 흥행 이력을 써 내려 갈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