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새 얼굴+베테랑’ 신태용호의 3대 포인트

2018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할 축구대표팀의 소집훈련 명단이 공개됐다. 수비수 12명을 발탁해 큰 폭의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뉴 페이스들의 발탁과 잊혀진 베테랑들의 명예회복에 시선이 모아진다. 14일 서울시청에서 명단발표를 마친 신태용 감독(가운데)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주사위는 던져졌다. ‘위, 더 레즈(We, the Reds)’를 캐치프레이즈로 한 축구국가대표팀이 2018러시아월드컵을 향한 혹독한 레이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신태용(48) 감독은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장도에 대비할 소집훈련명단을 공개했다. 대회 최종엔트리는 23명이지만 5명을 추가 발탁했다. 최근 부상자가 속출하며 빚어진 사태다. 당초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훈련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국내 훈련부터 23명 체제를 염두에 뒀지만 연이은 부상 이탈로 ‘+α’를 포함시켰다.

결국 치열한 내부경쟁이 예고된다. 대표팀은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 온두라스(28일·대구)~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6월 1일·전주)와 두 차례 평가전을 펼친다. 신 감독은 “6월 1일까지는 28명 전원이 함께 한다. 최종엔트리는 러시아 입성 전 사전훈련이 진행될 오스트리아 출국(6월 3일)에 앞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 쏠린 수비라인

가장 고민한 포지션이 수비진이다. 숫자부터 확연히 다르다. 28명 중 12명이 수비수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는 벤치의 판단이다. 최근 나온 부상자 대부분이 핵심 수비수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12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치는 중앙수비다. 절반인 6명이다. 장현수(27·도쿄)~김영권(28·광저우) 등 대표팀과 꾸준히 인연을 맺은 선수 이외에 권경원(26·톈진)~정승현(24·사간 도스)~윤영선(28·성남FC)~오반석(28·제주)이 이름을 올렸다.

왼쪽 풀백 숫자도 많다. 4명이다. 9일부터 파주NFC로 출퇴근하며 부활 의지를 불태우는 김진수의 합류가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김민우~홍철(이상 28·상주)~박주호(31·울산)를 선발했다. 특히 박주호는 3월 유럽원정 당시 미드필더로 분류됐으나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오른쪽은 이용(32·전북)과 고요한(30·서울)이 건재한데, 고요한은 박주호처럼 다용도 활용이 가능하며 장현수 역시 팀 상황에 따른 측면으로의 보직 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

그에 반해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30·전북)과 손흥민(26·토트넘)이 포함된 공격라인과 김승규(28·빗셀 고베)가 버티는 골키퍼 진용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축구대표팀 이승우. 스포츠동아DB

● 깜짝 등장한 뉴 페이스

그간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3명이나 포함됐다. 앞서 언급한 오반석 이외에 문선민(26·인천)과 이승우(20·베로나)가 미드필더 자원으로 국내훈련에 합류한다. 이날 대형화면을 통해 이뤄진 명단 공개에서 이들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 취재진으로 가득한 장내가 크게 술렁였을 정도로 전혀 예상치 못한 발표였다.

측면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둘을 관통한 단어는 스웨덴이다.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 상대다. 신 감독은 “스웨덴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활용도를 고려하게 됐다. 상대 문전을 돌파하며 파울도 많이 유도할 수 있다”며 이승우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문선민은 스웨덴에서 프로 데뷔했다. 스웨덴 축구의 패턴에 누구보다 익숙하다. 적극적이면서도 저돌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문선민의 침투 능력을 신 감독은 높이 평가했다.

축구대표팀 이청용. 스포츠동아DB

● 부담 극복해야 할 베테랑

한 때 부동의 날개로 군림한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은 대표팀에서 잠시 잊혀진 이름이었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경기력이 문제다. 출전시간이 너무 적었다. ‘뛰는 선수’의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대표팀에 주어진 카드는 많지 않았다. 남다른 킥 감각을 자랑하는 베테랑 염기훈(35·수원)까지 이탈한 터라 전통적인 날개가 필요했다. 여기에 큰 무대 경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도 부진한 경기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험도 풍부하고 출전시간 역시 적지 않지만 최근 A매치에서의 잦은 실수로 신뢰를 잃었다. 신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실력으로 논란에서 벗어나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