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과 ‘버닝’의 칸 수상 가능성은?

입력 2018-05-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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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올해 특별한 화제작·문제작 드물어
외신들 잇단 주목…칸 인연도 호재


아직은 어디까지나 예측이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낮은 것도 아니다.

이창동 감독과 영화 ‘버닝’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또 한 번 낭보를 전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올해 경쟁부문 진출이 확정된 직후부터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17일(한국시간) 칸 현지에서 공식상영을 통해 공개된 이후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감독이 구축한 ‘버닝’의 세계를 향한 호감과 공감의 평가는 비록 엇갈렸지만, 작품이 담은 함의와 그 힘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았다.

공식 상영을 전후로 만난 국내 영화 관계자들은 수상 예측에 대해 여전히 ‘신중모드’를 취하고 있다. 수상 여부를 예상한다는 사실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인 데다, 섣부른 전망이 오히려 ‘버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이런 태도를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반면 해외 평단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단순히 기대를 넘어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견까지 보태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란 사실은 그 자체로 수상 전망을 밝히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2000년 ‘박하사탕’의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을 시작으로 2003년 ‘오아시스’(비평가협회 특별초청작), 2007년 ‘밀양’과 2010년 ‘시’로 연이어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번 ‘버닝’까지 더한다면 18년간 총 5편의 연출작으로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칸 국제영화제는 유독 자신들이 발굴하고 성장을 도운 감독을 향해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버닝’의 수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1시30분, 현지시간으로 16일 오후 6시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버닝’ 공식 상영 및 레드카펫 모습. 왼쪽부터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 배우 스티븐 연,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올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21편 가운데 특별한 화제작도, 문제작도 드물다는 사실 역시 ‘버닝’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개막작인 ‘에브리바디 노즈’와 쿠르드족 여전사의 이야기로 주목받은 ‘걸스 온 더 선’ 등이 평점 1점대(스크린데일리) 굴욕을 당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버닝’을 향한 관심은 상당하다.

외신의 발 빠른 움직임도 눈에 띈다. 경쟁부문에 오른 지아장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아시아 감독 3인 가운데 ‘버닝’의 리뷰가 가장 빠른 속도로 보도되면서 ‘관심작’이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17일 “지능을 자극하는, 미묘하고 현명한 스토리텔링의 영화”라고 썼다.

‘버닝’의 감독과 배우는 폐막식까지 현지에 머물 계획이다. ‘버닝’의 공식상영이 폐막식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이뤄진 사실도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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