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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 더 비기닝’은 제목의 ‘비기닝’이라는 단어가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그런 가운데 ‘탐정: 리턴즈’가 탄생했다. 1편이 큰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2편을 제작한다는 것이 의외인 부분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배우 성동일이 ‘탐정’ 시리즈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편은 오기도 발동했었어요. 1편 때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개봉을 했고, 극장, 관 수가 받쳐줬으면 관객들의 사랑을 더 받지 않았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무조건 다 하자고 했어요. 스태프들도 하자고 했고요. 2편은 멋모르고 앞장서기보다, 알고 앞장을 섰죠. 코믹도 훨씬 더 잡고 가고요. 아이디어를 내서 하는 부분도 자신감이 붙어서 했어요. 반응이 나쁘지도 않았죠. 시즌제로 가기엔 관객수가 애매했는데, 그 아쉬움을 달래려고 했어요. 한 번 더 해보자 했죠.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는 ‘뭘 하냐’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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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오기가 통했던 걸까. ‘탐정: 리턴즈’는 전편에 비해 훨씬 더 강화된 웃음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렇게 되기까지 배우들의 노력도 필요했을 터.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의 웃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애드리브를 준비했을까.
“애드리브는 리허설을 하지 않고는 절대 안 나와요. 내 것만 가지고 있으면 무식한 거죠. 그러면 우리가 얘기하는 ‘개그’나 나오는 거고요. 연기 애드리브는 순간 짧게 나오는 거예요. 안 나오면 빨리 포기해야하고요. 기본적으로 애드리브를 잘 치는 배우들이 상대방 배우의 대사를 잘 들어요. 자신의 것만 웃기겠다고 가져가면 상관없는 애드리브를 치죠. 그래서 저는 항상 후배들에게 남의 대사를 잘 들으라고 해요.”
이번 영화에서 성동일은 권상우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춘 노하우가 쌓여 이번 영화에서 그 케미가 100% 발산됐다.
“권상우도 지금은 우리가 아는 예전의 ‘멜로 하는 권상우’가 아니라 동네 아저씨가 다 됐죠. 권상우를 만난 게 복이었어요. 모든 스태프들, 막내들까지 생일을 다 챙기더라고요. 어느 날 ‘연기를 즐기고 싶다’고 했어요. 이제 그럴 나이인 것 같고요. 현장에서 하는 일을 즐기고 싶다고 했죠. ‘탐정: 더 비기닝’ 하면서부터 완전히 바뀌었어요.”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