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선동열의 남자들은 누구?

입력 2018-06-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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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올 8월 열리는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야구국가대표팀 최종엔트리가 11일 발표된다. 기술위원회가 사라진 상황에서 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24인 엔트리를 뽑는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전임감독인 선 감독의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금메달 이외에는 실패’로 비쳐지는 현실 앞에서 선 감독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 최강 멤버 vs 병역 미필선수 배려 사이에서


선수 구성에 있어서, 금메달이라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정예 멤버가 나가는 것이 당위다. 그러나 병역을 마친 경우라면 이 선수들은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다. 그동안 야구대표팀은 선배가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국가의 부름에 선뜻 응하는 ‘은근한 미덕’이 있었다. 대표선수를 선발할 때, 암묵적으로 구단별로 한 명씩 미필 선수를 받았다. ‘병역의 의무를 가지고 거래를 하는가’라는 비판 이전에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을 줄이고, 자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절충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에서는 이 ‘관례’가 깨질 수도 있다. 선 감독이 병역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실력에 근거해서 대표선수를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진행된다면 기대했던 병역 혜택을 얻지 못한 구단들이 장막 뒤에서 반발할 수 있다. 과거 같으면 기술위원회가 일종의 ‘완충작용’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롯이 선 감독의 몫이다. 전권을 가졌기에 누구의 눈치도 안 보는 장점이 발생한 반면, 목표와 이해관계의 조정이라는 어려운 조율을 해야 하는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 투수 vs 야수의 최적비율은?


당초 선 감독은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 멤버들을 최대한 아시안게임까지 데려가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시안게임도 결국 올림픽, 그리고 그 너머의 한국야구의 미래로 가는 과정으로 바라본 것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선 감독의 ‘중간평가’로도 비쳐진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리더십에 큰 흠결이 남는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APBC 대회 이후 6개월 사이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APBC 주력 멤버들이 부진, 혹은 부상에 빠졌다. 당시에는 발탁을 생각지 않은 선수가 돋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LG 유격수 오지환이 일찌감치 군 입대까지 미뤄가며 대표팀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비판여론이 비등했는데 지금은 긍정론이 꽤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 선 감독이 투수와 야수의 비율을 어떻게 섞을지도 중대변수다.


KBO는 대표팀이 금메달까지 최대 6경기를 치러야 하고, 5일 연속 게임을 하는 스케줄이 유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면 선발을 비롯한 투수의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도 11일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각각 6경기씩 더 남아있다. 그 사이 또 새로운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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