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들의 간절함, KIA 베테랑 깨울까

입력 2018-06-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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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류승현-박준태-오준혁-황윤호(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KIA타이거즈

KIA 타선의 올 시즌 주전 라인업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KBO리그 역대 최고 팀 타율(0.302)을 기록했던 2017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0.303의 높은 팀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제 몫을 해내는 선수가 선발 자리를 꿰차는 것은 프로의 세계에서 당연한 일이다. 1군 주전 자리가 거의 고정돼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해당 전력들의 기량이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록으로 보면, KIA 타선의 고정 라인업은 시즌 초까지 팀 운영에 당연한 과정이었다.


다만 기록의 함정은 존재했다. KIA 타선은 올 시즌 유독 몰아치기가 많다. 타격감이 좋은 날에는 10안타 이상을 우습게 때려내지만, 타선이 막히는 날에는 한자리수 안타를 기록하는 날도 많았다. 평균의 함정이 존재했던 것이다.


최근에는 베테랑들의 부진까지 겹쳤다. 지명타자로 줄곧 출전했던 나지완이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4번타자 최형우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0.206에 불과하다.


KIA 김기태 감독은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3일 두산전에 류승현~박준태~오준혁 등 백업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데뷔 첫 1군 등록의 기쁨을 맛본 류승현은 2타수 2안타 1타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연장 승부에서 교체선수로 들어간 황윤호는 끝내기 안타로 팀을 연패에서 구했다.


주전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명인 이들은 팀에 활력을 불어 넣음과 동시에 새로운 메시지까지 던졌다. 최근 부진한 베테랑들에게 깜짝 동기부여를 한 것이다. 이들 역시 언제든 1군 주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들임을 과시했다. ‘간절함’으로 무장한 백업들의 반란을 기존 주전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사뭇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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