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제공|MBC
시청자 선택 따라 이야기 달라져
온라인 게임과 예능을 접목한 실험적 콘텐츠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두니아’)가 3일 베일을 벗었다. 다중사용자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듀랑고를 예능과 접목시킨 ‘두니아’는 ‘게임 예능’이란 포맷에 맞게 게임을 연상케 하는 자막과 편집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방송 도중 실시간 시청자문자투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시도는 파격적이었다.
‘두니아’는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10인의 출연자들이 만들어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는다. 출연자들이 각자 설정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는 건 ‘언리얼’이지만, 시청자 선택에 따라 이야기 내용이 전개되는 예측불허는 흥미를 높인다.
3일 첫 회 마지막 부분에서 유노윤호, 정혜성, 샘 오취리 등 출연자들은 공룡의 등장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볼지, 아니면 탈출을 시도할지 여부를 두고 시청자의 의견을 물었다. 약 50초간 시청자문자투표를 받았고, 더 많은 표를 얻은 내용으로 에피소드가 마무리됐다. 실시간으로 녹화영상에 생방송 장면이 삽입된 것이다.
이는 제작진이 미리 두 가지의 내용을 촬영해놓고 시청자 결정에 따라 부조정실에서 자막이나 컴퓨터 그래픽 등의 편집을 거쳐 내보내는 방식이다. 촌각을 다퉈야 할 만큼 순발력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 까닭에, 두 선택지에 따른 장면을 사전에 완벽하게 편집해놓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또 방송 중인 영상에 새 영상을 붙일 때 영상의 끊김이나 부자연스러운 연결은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가 크다. 이에 방송사 측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엄청난 긴장감을 이겨낼 수 있는 베테랑 스태프를 투입하고 있다.
연출자 박진경 PD는 “시청자 참여로 이야기 전개가 결정되는 방식은 시청자도 프로그램의 일원이라는 결속력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